밀양 765Kv 송전선 전자파 주민 건강 해친다
상태바
밀양 765Kv 송전선 전자파 주민 건강 해친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07.29 15:5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0m 내 백혈병 발병률 3.8배 높아져... 한전 "WHO, 전자파와 암 관련성 확증할 수 없다"

▲ 765kV 송전선로 지점 중 전자파 위험지대(단위: 개수, 자료=한전보고서 ).
ⓒ 데일리중앙
밀양 76만5000볼트(765Kv) 송전탑이 건설될 경우 송전선로 경과지 주민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장하나 국회의원이 한국전력공사 송변건설처로부터 입수해 29일 최초 공개한 '가공 송전선로 전자계 노출량 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765kV 송전선로로부터 80m 이내에 살 경우 어린이 백혈병 발병률이 3.8배 높아지는 3mG(밀리 가우스)의 전자파에 연중 상시 노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전 보고서는 한국전력이 송전선로 건설로 인한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2009년 대한전기학회에 용역을 발주해 2010년 보고받은 것이다. 당시 연구팀은 송전선로의 지역별 점유율을 기준으로 전국 242개소를 선정해 154kV, 345kV, 765kV 송전선로 대상으로 전자계 노출량을 측정해 연평균 노출량을 추정했다.

특히 송전용량이 높은 송전선로일수록 전자파로 인한 위험범위가 넓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765kV 송전선로는 80m 이내 전구역이 3mG 이상의 전자파에 노출되는 것으로 측정됐다. 345kV의 경우는 40m 이내, 154kV의 경우 20m 이내가 3mG 이상의 전자파에 노출된다. 765kV 송전선로의 경우 80m 이내까지는 전자파 위험지대라는 뜻이다.

▲ 송전선 거리에 따른 전자파의 영향: 현장 측정 평균값(단위: 밀리가우스=mG, 자료=한전보고서)
ⓒ 데일리중앙
국제 연구기관들은 3mG의 전자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소아백혈병 유발률이 크게 높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스웨덴의 '페이칭(Feychting) 보고서'(1992)는 3.8배, '그린랜드(Greenland) 보고서'(2000)는 2배정도 소아백혈병 유발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경우 사전예방주의 원칙에 따라 전자파를 관리하고 있다. 스웨덴은 2mG를, 네덜란드는 4mG를, 스위스와 이스라엘은 10mG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시적 충격의 수치를 의미하는 국제비전리방사선 보호위원회 권고기준인 833mG를 적용하고 있다.

한전 보고서에 따르면 ▷765kV 송전선로 38개소 전자파 노출량을 측정한 결과 80m에서 평균 3.6mG의 전자파가 측정됐으며 ▷345kV 송전선로 83개소에선 40m에서 평균 4.0mG의 전자파가 측정됐고 ▷154kV 송전선로 121개소는 20m에서 평균 3.3mG의 전자파가 측정됐다.

특히 송전선로는 송전선로의 부하량, 측정지점의 지형조건, 송전선로의 높이 등에 따라 전자파 발생량이 달라짐에도 765KV의 경우 80m 떨어진 곳에서도 상당수 지점이 선진국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80m 떨어진 지점에 765kV 송전선로를 설치할 경우 100개 지점 중 87개 지점은 스웨덴 안전기준을 초과했고, 43개 지점은 네덜란드 기준을 초과하게 된다.

장하나 의원은 "최근 4년간 약 460개의 송전탑이 세워졌고, 2015년까지 3621개의 송전탑이 세워지는 만큼 그 누구도 송전선로 설치로 인한 전자파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며 "산업계에서 정한 833mG라는 전자파 노출기준은 스위스의 414배, 네덜란드의 108배, 이탈리아와 스위스의 83배에 이르는 비정상적인 수준인만큼 선진국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 장하나 국회의원은 29일 "산업계에서 정한 833mG라는 전자파 노출기준은 스위스의 414배, 네덜란드의 108배나 높은 비정상적인 수준"이라며 우리나라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출 것을 정책 제안했다.
ⓒ 데일리중앙
장 의원은 "밀양송전탑 투쟁에서 알 수 있듯이 대기업의 저렴한 전기요금을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만들어 국민들을 방사능위험으로 내몰고 시골 노인들을 전자파 위험으로 내모는 정책은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국의 정책 수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한전 쪽은 장 의원의 이러한 주장을 반박했다. 765kV 송전선에서부터 80m 이내에 거주할 경우 소아백혈병 발병률이 3.8배가량 높아진다고 했으나 한전 내부보고서에는 전혀 그런 내용은 없다고 했다.

한전 홍보실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1992년 스웨덴의 송전선 주변의 암 발병률에 대한 보고서는 전자계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여러 논문 가운데 하나로서 이 학설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우리는 공식적으로 따를 수 있는 과학적인 자료와 수치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며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를 제시했다.

그는 "이러한 논문(페이칭 보고서 등) 논문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12년 동안(1996~2007년) WHO 등 8개 국제기구와 54개국이 전자계를 합동 연구한 결과(2007. 6, WHO Fact Sheet) 전자계의 노출로 암이 진전된다고 확증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전은 또 이날 해명자료를 내어 "현재까지 어디에도 국제노출 가이드라인(2000mG) 이하에서 건강에 영향이 있다고 국제적으로 입증된 사실이 없으며 우리나라는 국제기준인 2000mG보다 낮은 수치인 833mG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밀양지역에 건설 예정인 765kV 송전선로는 80m 이내에 1가구밖에 없다고 밝혔다.

▲ 송전선 거리에 따른 전자파의 영향: 연중 평균 추정값(단위: 밀리가우스=mG, 자료=한전보고서)
ⓒ 데일리중앙
그러자 밀양765Kv송전탑 반대대책위가 한전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반대대책위는 반박자료를 통해 "한국전력이 다시 거짓말을 동원해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고 하는가"라며 한전의 해명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먼저 '밀양지역에 건설 예정인 765kV 송전선로는 80m 이내에 1가구밖에 없다'는 주장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 적어도 2가구가 있으며 최대 12가구"라며 단장면과 상동면의 몇몇 가구를 그 예로 공개했다.

특히 765KV 송전선로 80m 이내에서 농사일을 하는 농민들은 최소 수십 가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한전이 '스웨덴의 송전선 주변의 암 발병률에 대한 보고서는 여러 논문 중의 하나'라고 한데 대해서도 "송전탑 전자파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는 무수히 많다"고 반박하며 '테리올트 보고서'(Theriault, 프랑스·캐나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AB) 연구 논문 등을 제시했다.

반대대책위는 또한 '우리나라는 국제기준인 2000mG보다 낮은 수치인 833mG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한전 해명에 대해 "833mG는 세계보건기구의 단기 노출 기준"이라며 "잠시잠깐 노출되면 안 된다는 것과 일상적으로 살고 농사짓는 공간을 어떻게 같이 취급한다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한전 홍보실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몇 군데 직원 사택의 경우 실제로 변전소 안에 있다"며 "저희 직원들이 변전소에 항시 머물며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사례를 감안해달라"고 했다.

한편 한전과 정부는 '보상협의체' 구성을 서두르는 한편 새달부터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을 위한 공사 재개에 나설 예정이어서 또다시 주민들과의 격한 대치와 충돌이 예상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빅초이 2013-07-29 19:31:37
그런 거짓말에 속아 넘어갈 국민은 없느니 제발 정신차리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