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탈퇴자 급증... 9월 이후 대탈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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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탈퇴자 급증... 9월 이후 대탈출 시작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10.13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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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초연금안 발표 이후 하루평균 365명 탈퇴... 최동익 의원, 원점 재검토 촉구

▲ 지난 9월 25일 박근혜 정부의 국민연금연계 기초연금안이 발표된 이후 국민연금 탈퇴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국민연금공단 제출자료를 최동익 의원실에서 재구성)
ⓒ 데일리중앙
지난 2월 대통령직 인수위(안) 발표 이후 주춤하던 국민연금 탈퇴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9월 25일 국민연금연계 기초연금(안)을 발표한 이후 하루 평균 365명, 최대 478명이 국민연금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매월 611명씩 증가하던 임의 가입자 역시 국민연금 연계한 기초연금(안) 발표 이후 매월 2657명 감소세로 돌아섰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안)이 또다시 국민들의 국민연금 대탈출을 낳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발표된 정부의 기초연금(안)은 국민연금 연계 방안으로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반비례해 기초연금을 지급하도록 설계됐다는 평가다. 국민연금에 가입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초연금을 적게 받는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가입자와 야권의 반발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기초연금안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진영 전 장관이 정부의 기초연금안에 반발해 사퇴하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최동익 의원실이 13일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9월 한 달 간 일자별 임의가입자 탈퇴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초연금(안)의 영향력은 대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의 선택에 의해 탈퇴가 가능한 임의가입자는 9월 한 달 가입인원 363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36명의 절반으로 반토막 났다.

스스로 가입한 인원도 줄었을 뿐더러 정부 발표가 있었던 25일을 기준으로 이전까지 하루 평균 257명이었던 탈퇴인원이 발표 이후 하루 평균 365명으로 며칠 사이 탈퇴인원이 100명 넘게 늘었다.

발표 다음날인 9월 26일 218명을 시작으로 27일 394명, 30일 328명, 10월 1일 456명, 10월 2일 371명, 10월 4일 344명이 탈퇴했다. 열흘 후인 10월 7일 하루 만에 478명이 탈퇴한 것으로 밝혀졌다.

발표 후 하루 평균 탈퇴인원 365명으로 지난 5년 일일평균 82명이었던 탈퇴인원과 비교했을 때 4.5배나 증가한 것이다.

증가하던 임의가입자, 2013년만 2만명 감소

이러한 현상으로 2011년 8만명, 2012년 3만6000명씩 증가하던 국민연금 임의가입자는 2013년 9월 현재까
지 2만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9월 한 달 갑자기 국민연금 임의가입자들이 탈퇴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2012년 9월부터 현재까지 국민연금 월별 임의가입자 현황을 살펴본 결과 정부의 '기초연금' 설계 발표에 따라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탈퇴자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2월은 기초연금을 '소득과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차등지급한다'는 인수위 발표가 있었던 달이다. 2월 한 달 간 국민연금 임의가입 가입 및 탈퇴 현황을 살펴보면, 가입자는 전월 8286명 대비 절반 수준인 4362명으로 줄었고, 탈퇴자는 전월 7422명에서 1만1585명으로 1.6배 증가했다.

2월 한 달 간 7223명(가입 4362명 - 탈퇴 1만1585명)이 국민연금을 빠져나간 것이다.

또한 5월 국정과제로 '기초노령연금제도를 기초연금제도로 전환하고, 국민연금과 관리운영을 통합, 소요
재원은 조세에서 조달하겠다'는 정부 발표 이후 탈퇴인원은 잠시 주춤하다가 9월 25일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최종적인 기초연금안 발표로 다시 한 번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탈퇴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결국 정부의 국민연금연계 기초연금 발표로 매월 611명씩 증가하던 국민연금 임의가입자가 매월 2657명씩 감소하게 된 것이다.

국민연금 흔드는 기초연금,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종합해볼 때 정부의 국민연금 연계 기초연금안 발표로 인해 국민연금 가입자는 2만명이나 줄었고, 현재 하루평균 365명씩 탈퇴하고 있다. 이 추세로 보아 향후 국민연금 임의가입자의 탈퇴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최동익 의원은 "국민연금은 우리나라의 핵심적인 노후소득보장제도인데 국민연금과 연계한 기초연금(안)은 잘 쌓아온 국민연금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며 "결국 정부가 기초연금을 하겠다면서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국민연금의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정부가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손해가 없다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정부가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처음으로 돌아가 기초연금 설계를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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