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 갈수록 속빈강정...가입계좌 1/46로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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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형저축, 갈수록 속빈강정...가입계좌 1/46로 급감
  • 주영은 기자
  • 승인 2013.10.13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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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정무위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13일 재형저축을 대신할 서민 저축상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 데일리중앙
서민의 재산증식을 위한다는 재형저축이 갈수록 속빈강정이 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처음 도입한 저축상품이 재형저축은 18년 만에 박근혜 정부 이후 부활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가입계좌 3월 약 88만개에서 8월에 1만9000게로 급감했다.

13일 국회 정무위 민주당 김영환 의원이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출시한 재형저축의 월별 납입금액은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지금액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7개 시중은행은 지난 6개월 동안(3~8월) 총 7670억원에 이르는 재형저축을 판매했다. 그러나 재형저축 신규 가입 계좌는 출시 첫 달인 3월 88만 계좌에서 8월 1만9000 계좌로 그 수가 급격히 줄었다.

또한 월별 납입금액은 3월 1364억원에서 8월 1457억원으로 6.8%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월별 해지금액은 3월 26억원에서 8월 107억원으로 4배 가량 늘어나 대조를 이뤘다.

이처럼 출시 6개월도 안 되어 급격히 해지가 늘어난 저축상품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재형저축은 37년 전인 1976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서민 목돈 마련 수단으로 처음 도입한 저축 상품이다. 이를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어받아 18년 만에 야심차게 부활했던 것.

출시 초기 정부와 언론의 대대적인 홍보에 따라 큰 인기를 불러일으켰지만 실제 저축과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갈수록 해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7년 동안 장기 자금이 묶이고 3년 이후 변동금리가 적용되며 소득공제 혜택이 빠진 점 등이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큰 매력이 없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판매 실적이 급격히 줄어들자 시중은행은 7월부터 고정금리가 7년 간 유지되는 장기 고정금리형 신재형저축을 내놓았다. 그러나 기본금리가 3.1~3.2% 수준으로 기존 재형저축 금리보다도 낮고 소득공제 혜택도 추가되지 않아 인기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를 분석한 김영환 의원은 "서민의 재산증식을 위한다는 좋은 명목으로 출시한 재형저축이 갈수록 속빈강정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기본금리 인상과 소득공제 혜택 부여에 정부와 은행이 협조하여 서민의 피부에 와 닿는 저축상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를 위해 "은행과 대기업, 그리고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매칭펀드 형식의 '국민통합기금'을 만들어 서민의 재산증식에 공동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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