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룡 의원 "마사회, 현금서비스 편법 사용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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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룡 의원 "마사회, 현금서비스 편법 사용 막아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10.25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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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서 강하게 지적... 마사회 "모든 현금인출기 서비스 기능 중단했다"

▲ 현금서비스 이용 금지 조치 이후 현금 인출 현황(자료=마사회).
현금서비스 허용: 객장이 아닌 본관 건물에 설치하여 고객 접근이 어려운 인출기
현금서비스 금지 조치 위반기기: 현금서비스 이용 금지 조치 이후(2012.11.14) 현금서비스 이체로 현금 인출 기록이 있는 기기
ⓒ 데일리중앙
한국마사회가 국민들의 도박 중독 예방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도박 중독자들이 현금서비스로 빚을 내서 경마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마장 내 현금인출기(ATM)의 현금서비스 기능을 원천차단하라는 국회의 요구를 3년 간 방치해왔다는 것.

25일 국회 농해수위 새누리당 이운룡 의원이 최근 한국마사회와 농협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마사회에 설치된 현금인출기를 통해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금액이 3658억원으로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이 지갑에 있는 돈을 다 잃은 다음 현금서비스를 통한 빚을 내서 경마를 했다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2009년 국정감사 당시 '카드 빚 경마' 문제를 지적받았으나 3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현금서비스 기능을 중지했다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구두 지시 사항으로 사행산업 객장(경마, 경륜·경정)에 설치한 현금인출기의 현금서비스 기능 중지가 시행(2012. 11. 14)된 것이다.

이운룡 의원은 "뒤늦은 조치도 비난받아야 마땅한데 어처구니 없게도 마사회의 금지 조치 이후에도 서울경마장에서 현금서비스 인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사회가 현금서비스 인출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하고 있지만 현금서비스 계좌이체를 통해 2013년 1월부터 7개월 간 1억원의 현금이 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금서비스 인출이 금지됐지만 계좌 이체 등을 통한 현금 인출과 같은 편법이 동원된 것이다.

▲ 마장 및 장외발매소 설치 현금지급기 현황. (자료=한국마사회, 농협은행)
ⓒ 데일리중앙
신용카드를 넣고 현금서비스 이체를 선택해 본인 계좌로 돈을 이체한 뒤 그 신용카드로 곧바로 현금을 인출하는 방법이다.

마사회 객장(경마장)에 설치된 농협 현금인출기에는 인출과 이체, 다른 곳(계좌)으로 이체 등 3가지 기능이 있는데 농협은 인출 기능만 차단하고 나머지 2개의 기능은 살려놨던 것이다.

현금인출기의 입금 기능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마사회 설치 현금인출기 271대 중 입금 기능이 있는 지급기는 40대(14.8%)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마사회가 배당금 입금은 제한하고 출금만 장려한다는 오해를 낳고 있다

입출금이 가능한 기기 설치비용은 약 1700만원, 출금 기능만 있는 기기 설치는 600만~700만원으로 입출금 기기 설치시 과다한 예산이 드는 것은 아닌 셈이다.

특히 레저를 즐기는 목적보다는 전문 도박을 위해 방문하는 장외발매소에는 입금 기능이 있는 현금지급기가 단 1대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사회 설치 농협 현금인출기는 경마일을 제외하고는 고객이 사용하지 않지만 2012년 기준으로 연간 1조4000억원의 현금이 빠져 나갔다.

반면 입금액은 출금액의 1.3%인 177억원에 그쳤다.

▲ 국회 농해수위 새누리딩 이운룡 의원.
ⓒ 데일리중앙
주 2~3일 이용하는 경마장 인출기의 평균 출금액(51억원)과  주 7일 사용 가능한 전국 농협 인출기 출금액(49억원)보다 많다고 한다. 현금서비스액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에 입금액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경마장 인출기 입금액은 3억원으로 전국 농협 현금인출기 입금액 40억원의 7%에 불과하다.

마사회가 출금 전용 현금인출기 설치로 도박중독을 방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운룡 의원은 "한국마사회는 경마를 통한 건강한 레저문화 정착에 기여해야지 매출 실적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며 "도박중독 예방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현금서비스 편법 사용을 막고 현금인출기에 입금 기능이 가능하도록 금융기관과 협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는 즉각 개선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마사회 홍보실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지난해 11월 농협에 경마장 관람대 안에 있는 현금인출기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래서 다 된 줄 알았는데 인출 기능만 막고 나머지 2개의 기능은 살려놨던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사실은 안 뒤 엊그제 경마장 내 현금인출기의 이체 기능도 모두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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