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아는 게 토목공사밖에 없냐" 이 대통령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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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아는 게 토목공사밖에 없냐" 이 대통령 직격
  • 김주미 기자
  • 승인 2008.09.07 12: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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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에 장문의 글 기고... "이명박 정부의 불교 차별은 헌법파괴 수준" 맹공

"극소수의 유치하고 저급한 목사들의 엉터리 예수나팔에 빌붙어 낡아빠진 토목공사식 산업관 따위 하나로 뭘 어떻게 제대로 하겠다는 것인가?"
"극소수의 유치하고 저급한 목사들의 엉터리 예수나팔에 빌붙어 낡아빠진 토목공사식 산업관 따위 하나로 뭘 어떻게 제대로 하겠다는 것인가?"

김지하 시인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기껏 아는 게 토목사업밖에 없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시인은 5일 불교일간지 <법보신문>에 기고한 '가만히 좋아하는-헌법파괴·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를 보고-' 제목의 장문의 글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을 호되게 꾸짖었다. 200자 원고지 300매 분량의 이 글에서 그는 이 대통령 뿐 아니라 일부 목사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최근 이명박 정부의 불교에 대한 종교차별은 헌법파괴수준에까지 이르고 있고 여기에 대한 범불교적 비판은 평상의 수위를 이미 훨씬 넘어서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장경동 목사 등을 겨냥해 "이명박 정부의 멘토를 자임하는 일부 목사들이 '기독교공화국건설'을 운위하고, 한 잔망스런 자는 말하기를 '스님들은 예수를 믿어야 한다. 불교가 들어간 나라는 다 못산다. 불교는 무너져야 한다'고까지 게걸대는 판국"이라고 개탄했다.

☞  김지하 시인의 <법보신문> 기고문 바로 가기

또 서울대 재학 당시 민청학련 동지인 서경석 목사 등을 향해서는 '사탄 프렌들리'라고 직격했다.

김 시인은 "(장경동 목사의 말에) 불교측이 약간의 노여움을 비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 술 더 떠 '불교는 더 성숙해져야 한다'고 호통을 치는 목사까지 나타났다"며 "나와 함께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재판도 받고 뒷날 '경실련'을 만들면서 내게 와 '경제평화를 통한 사회성숙'을 역설하던 진보개신교의 일꾼 서경석 목사가 아닌가"라고 서 목사를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하기야 그 쪽 동네 어떤 원로목사는 6월 29일 좌우측 극단주의자들의 폭력의 악순환 훨씬 이전 첫 촛불의 저 예쁘고 아름답고 슬기로운 평화행동에 대해서까지도 사탄이요 악마라고 못 박았으니 더 할 말 없다"며 "사실의 사탄이나 악마가 아니라 사탄이나 악마가 없이는 제일을 못하는 사람들, 극도로 유치한 분별지(分別智) 그 자체들인지라, 공연한 사탄이며 악마를 만들지 않으면 꼼짝도 못하는 '사탄 프렌드리'들인지라, 도대체 개신교 역사가 얼마나 됐다고 '성숙'운운인가. 불교역사, 불기가 올해 2552년임을 모르는가"라고 개신교 목사들의 오만함을 질타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이러한) 극소수의 유치하고 저급한 목사들의 엉터리 예수나팔에 빌붙어 낡아빠진 토목공사식 산업관 따위 하나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며 "기껏 아는 게 토목사업밖에 없냐"고 노골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이판에 유럽이나 미국에다 경제성장의 목을 걸고서는 '엠비노믹서' 주제에 불교탄압? 생각이 있는 것이냐. SK광고에도 나오듯 '생각이 에너지'인 시대"라며 '제발 생각을 좀 갖고 살라'고 타일렀다.

또 "생태·생명 문제와 관련해서 요즘 대통령은 완전히 건달"이라며 "최근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론은 짝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뉴라이트에게만 도와달라고 손을 내미는 것은 반쪽 소통"이라며 "사회라는 이름의 대중통합의 원만성 확립은 대통령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김 시인은 자신이 이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현 시국이 당신들처럼 엉터리로 해서는 참으로 큰 일 나겠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촛불 초기부터 지금까지 현 정부 퇴진 요구를 철저히 막아온 사람은 다른 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행여 잊지 말라"고 충고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자신과의 특별한 인연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둘은 1964년 한일굴욕회담 반대 운동 당시 함께 투쟁하고 감옥간 이른바 '감방 동기'라는 것.

그는 "한때 내가 긴 독방 감옥에서 풀려나 지독한 가난 속에서 그 휴유증으로 정신병원을 10여 차례나 드나들며 고생하는 동안 이른바 민주화 세력을 자처하는 나의 옛 동지란 자들이 내가 연쇄 분신 자살을 말리고 생명 사상을 제기한다는 그 이유 하나로 나를 돕기는커녕 모략 중상만 일삼았다"며 "그때 이명박씨는 몇몇 다른 고마운 분들과 함께 나를 크게 도운 일이 있다"고 썼다.

그는 "보은은 명분 이전"이라며 "지금 내가 그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진심어린 충고 뿐"이라고 했다. 이어 "물론 나는 안다. 그가 누구말도 듣지 않는 대단히 압도적이고 자기 나름대로 매우 똑똑한 사람이란 것을, 그러나 나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역시 '보은'은 명분 이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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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톳물 2008-09-07 16:22:27
입담이 거칠기는 여전하시네.
그래서 김지하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틀린말이 하나도 없거든. 들어오면 다 옳다니까.
내가 생각해도 이명박 대통령은 토목공사밖에 모르는 것 같다.
그러니 국민들 누가 존경심이 생기겠나. 그냥 노가다 일꾼정도로 생각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