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안, 한나라당 주도 예결소위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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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안, 한나라당 주도 예결소위 통과
  • 김주미 기자
  • 승인 2008.09.12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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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따돌리고 기습 처리... 민주당 "일방적 의결은 원천 무효"

정부가 제출한 추경예산안이 11일 밤 한나라당이 주도한 일방적인 예결위에서 기습적으로 처리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의결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강력 반발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밤 11시께 추경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4조8654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5977억원 감액한 4조2677억원으로 의결해 전체회의에 넘겼다.

앞서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과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마라톤 논의를 거쳐 "예산을 통해 공기업에 직접 보조하지 않는 대신 삭감된 예산을 대학생 등록금 및 노인 틀니 치료 지원 등 서민을 위해 쓴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밤 10시30분께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합의문을 확인하는 등 추경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기로 사실상 최종 의견 접근을 이뤘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여야 합의 처리를 앞두고 갑자기 태도를 바꿔 민주당을 따돌린 채 자유선진당과 함께 추경안을 기습적으로 표결 처리했다.

민주당이 전액 삭감을 요구하면서 막판까지 최대 쟁점으로 남아 있던 한국전력 및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손실 보조금 1조2550억원은 2510억원을 깎는 선에서 의결됐다. 또 민주당이 대폭 삭감을 요구했던 자원개발 예산 1조1000억원도 3000억원 삭감 처리됐다.

민주당은 즉각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예결위 추경안 의결은 원천 무효"라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밤 11시45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이 야당과의 합의를 한 시간도 안 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경안을 통과시켰다"며 "이는 여야 합의정신이나 정치 도의상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써 앞으로 국회 운영 거부 등 단호한 대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인기 예결특위 간사도 "여야 합의처리 약속을 저버리고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민주당 예결소위 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추경안을 의결, 통과시키고 말았다"며 "예산안에 대해 다수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은 전례가 없었고 20년 전 권위주의 시대에나 있을 상황을 오늘 오만한 한나라당이 다시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의 참여 없이 의결된 소위 예산안이 무효라는 점을 강력히 주장한다"며 "앞으로 정기국회 운영을 비롯해 한나라당 주도로 일방적으로 통과가 예측되는 내년 예산안 및 국회 운영에 협조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2일 오전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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