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안, 한나라당 주도 예결위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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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안, 한나라당 주도 예결위 통과
  • 김주미 기자
  • 승인 2008.09.12 02: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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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처리 임박... 민주당 "추경안 의결은 원천 무효" 반발

▲ 11일 밤 국회 예결위소위에서 민주당 의원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킨 뒤 이한구(오른쪽) 예결특위위원장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민주당은 예결위 표결 처리에 대해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예산안이 12일 한나라당 주도의 예결위에서 기습적으로 처리됐다. 민주당은 "의결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즉각 반발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새벽 추경심사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4조8654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5977억원 감액한 4조2677억원으로 의결해 본회의에 넘겼다.

한나라당은 내친 김에 본회의를 소집해 이날 중으로 정부의 추경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의사 정족수만 채우면 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앞서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과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전날 마라톤 논의를 거쳐 "예산을 통해 공기업에 직접 보조하지 않는 대신 삭감된 예산을 대학생 등록금 및 노인 틀니 치료 지원 등 서민을 위해 쓴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밤 10시30분께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합의문을 확인하는 등 여야 합의로 추경안을 처리하는데 사실상 최종 의견 접근을 이루는 듯 보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최종 합의를 앞두고 갑자기 태도를 바꿔 민주당을 따돌린 채 자유선진당과 함께 예결소위에서 추경안을 기습적으로 표결 처리했다.

민주당이 전액 삭감을 요구하면서 막판까지 최대 쟁점으로 남아 있던 한국전력 및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손실 보조금 1조2550억원은 2510억원을 깎는 선에서 의결됐다.

또 민주당이 대폭 삭감을 요구했던 자원개발 예산 1조1000억원도 3000억원 삭감에 그쳤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예결위 추경안 의결은 원천 무효"라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 처리를 강행할 경우 격렬한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밤 11시45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이 야당과의 합의를 한 시간도 안 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경안을 통과시켰다"며 "여야 합의정신이나 정치 도의상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써 앞으로 국회 운영 거부 등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최인기 예결위 간사도 "여야 합의 처리 약속을 저버리고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민주당 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추경안을 의결, 통과시켰다"며 "예산안에 대해 다수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은 전례가 없고, 20년 전 권위주의 시대에나 있을 상황을 오늘 오만한 한나라당이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의 참여 없이 의결된 예결소위 예산안은 원천 무효"라며 "앞으로 정기국회 운영을 비롯해 한나라당 주도로 일방적으로 통과가 예측되는 내년 예산안 및 국회 운영에 협조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사철 예결위 간사는 "국민의 고통과 인내를 생각하면 이번 추경안은 하루라도 빨리 통과돼야 함에도 민주당이 고의적으로 시간끌기나 이치에 맞지 않는 우기기로 추경안 처리를 방해했다"고 반박했다.

이 간사는 "이는 민주당이 국회를 무시한 정략적 행위로써 민주당과 소속 국회의원의 정치적 양식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편 민주당은 12일 오전 9시에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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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산 2008-09-12 03:37:05
저 사람들은 좋아서 입이 찢어지는구만.
대통령한테 격려 문자 메시지라도 받은 모양이지.
"참 장하다, 이한구, 강만수 화이팅"
뭐 이런 문자라도 받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