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의 기다림, 노래패 '우리나라' 5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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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의 기다림, 노래패 '우리나라' 5집 발표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09.21 22:3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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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 미학' 담긴 11곡의 정규음반... 10월 홍대앞서 기념콘서트

"세상 산다는게 왜이리 힘겨운건지/ 상처주지도 않고, 상처받지도 않고/ 살아가고 싶을 뿐인데// 그게 쉽지 않아 통째로 내가 흔들려/ 나를 아프게하고 나를 괴롭히는 건/ 어쩜 나// 아직 내겐 꿈이 있어, 놓을 수 없는 내 꿈/ 비록 내가 비틀거려도, 내가 흔들려도/ ... / 그래 일어서자 다시 걸어보자/ 저기 가로등 아래 나를 반겨주는 건/ 바로 나"
다들 많이 기다렸을 것이다. 2008년 가을, 혼성 5인조 민중노래패 '우리나라'가 5집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2003년 8월 4집 발매 이후 딱 5년 만이다.

새 앨범의 주제는 우리가 일상에서 늘 부대끼고 읊조리는 삶과 사랑이다. 그래서 노랫말과 선율이 이전보다 한결 보드랍고 연해졌다. 서정성도 묻어난다. '나무를 꿈꾸며' '후회' '나' '다시 광화문에서' 등 진지하지만 친근한 이미지의 노래 11곡이 실렸다. 지난 세월 자신들을 돌아보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았다.

20세기의 절정 1999년에 결성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5장의 정규앨범과 7장의 기획음반을 발표했다. '벗들이 있기에' '경의선 타고' '우리 하나되어' 등 귀에 익은 곡들이 많다. 특히 2002년에 발표된 '우리 하나되어'는 당시 대학가에서 율동과 함께 가장 많이 불려질 만큼 공전의 히트를 쳤다.

 ''우리나라'의 공전의 히트곡 <우리 하나되어> 듣기 

전국 순회 콘서트, 소극장 콘서트, 일본 콘서트 등을 통해 꾸준히 대중과 호흡하고 있는 이 노래패는 최근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때 '다시 광화문에서'라는 노래를 디지털 싱글로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민중가요의 명맥을 잇는 마지막 세대로 불리고 있는 이들은 그동안의 업적이 대중들로부터 높이 평가돼 올해 2월 '민족예술인상'을 받았다. 새달 18일(토)에는 서울 홍대 앞 '롤링홀'에서 5집 앨범 발표 기념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세상 산다는게 왜이리 힘겨운건지/ 상처주지도 않고, 상처받지도 않고/ 살아가고 싶을 뿐인데// 그게 쉽지 않아 통째로 내가 흔들려/ 나를 아프게하고 나를 괴롭히는 건/ 어쩜 나// 아직 내겐 꿈이 있어, 놓을 수 없는 내 꿈/ 비록 내가 비틀거려도, 내가 흔들려도/ ... / 그래 일어서자 다시 걸어보자/ 저기 가로등 아래 나를 반겨주는 건/ 바로 나"

이 노래에서는 자신들의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우선 사는 게 어렵단다. '빨'로 통하는 왕언니 한선희씨의 독백이 눈물겹다. 통째로 '내가' 흔들릴 정도로 외마디 비명이 이어진다. 비명이 그치지 않고는 꿈이란 것도 다 '뻥'이고 헛것이다. 언젠가 이들은 민주노총이 제시하는 최저생계비를 탈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 함께 걸어왔던 시간이/ 내겐 항상 웃음만은 아니었어 고백하자면/ 그래 때론 서로 너무 힘들어/ 뛰쳐 나가보고 돌아서서 눈물 흘려봤지만/ 하지만 내겐 너무 소중한 것이/ 바로 그대란 걸 나는 이제야 알았어 너무 늦은 것일까/ 우린 여기 함께 서로 같이 있는 것이/ 우리들에게 또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몰라"
이번 5집 앨범은 이처럼 전체적인 정서가 고백이다. 그러나 단순한 고백에 멈추지 않고 성찰과 다짐이 더해져 격조를 갖췄다. 이른바 '고백의 미학'이란다.

"우리 함께 걸어왔던 시간이/ 내겐 항상 웃음만은 아니었어 고백하자면/ 그래 때론 서로 너무 힘들어/ 뛰쳐 나가보고 돌아서서 눈물 흘려봤지만/ 하지만 내겐 너무 소중한 것이/ 바로 그대란 걸 나는 이제야 알았어 너무 늦은 것일까/ 우린 여기 함께 서로 같이 있는 것이/ 우리들에게 또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몰라"

고백의 힘은 진행형이다. 부부 간의 고백 같기도 하고, 연인끼리의 서툰 연애편지 같기도 하다. 또 친구 동료 간 술자리의 쑥쓰런 대화 같기도 하다. '조금 더 가다보면'은 경쾌한 레게스타일의 스카리듬에 지난 9년 간 자신들의 이야기를 슬며시 얹어 놓았다.

'우리나라' 5집은 1집에서 느껴지는 혈기감이나 격정은 없지만 이제 30대 후반을 살아가는 그들의 삶과 예술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5집을 통해 사색은 더 깊고, 희망은 더 높이 세우는 메시지를 택했다. 그래서인지 발라드의 비중이 높아졌는데 '사랑 이지요'와 같은 전통적인 발라드 외에도, '너에게 말하고 싶어'처럼 스윙감이 짙은 발라드도 있다.

또 '꽃이 되고 싶었어'와 같은 보사노바풍의 미디엄 템포가 어우러지는 발라드곡을 넣어 다채로운 맛을 더했다. 아울러 '사랑해요' '멋지게' 등에서는 모던락적인 느낌으로 4악단의 특색을 높여 희망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사색은 더 깊어지고 보다 높은 희망을 노래하는 '우리나라'의 행보가 기대된다.

'우리나라' 5집 음반 및 콘서트에 관한 사항은 제작업체 예나(02 333 5905)로 연락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www.uni-nara.com)에 접속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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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2008-09-22 13:32:47
그나마 우리나라처럼 몇몇 노래패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다른건 몰라도 이들의 생계만은 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중노래패가 자기들 혼자 잘먹고 잘살자고 노래하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그들의 현실 문제에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영호 2008-09-22 10:03:30
우리나라 5집 앨범이 5년만에 나왔군.
쭈욱 들어보니까 노래도 괜찮고 느낌도 괜찮은데 사람들이 얼마나 알아주느냐가 관건이다.
집회에서 실컷 부르기는 해도 음반을 사지는 않는 것이 요즘 세태이니 운동권 가요들이
고전을 하는것이 아닌가 싶다. 청명한 가을하늘처럼 우리나라의 살림살이도 확 열렸으면
좋겠군. 모두들 고생하는데 힘이 좀 되어줘야지 않을까?

이슬 2008-09-22 04:06:18
또다시 우리하나되어같은 히트곡이 나왔으면 좋으련만.
기대된다. 불렴의 히트곡이여 다시 나와라 뚝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