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종부세 완화로 이명박 대통령은 2327만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보게 돼 고위공직자 가운데 최대 수혜자로 예상된다.

한승수 국무총리,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최시중 방통위원장도 수백만원 이상의 조세 부담을 덜게 된다. 또 한나라당 임태희, 이종구, 공성진 의원 등 종부세 완화에 적극적인 부자 의원들에게도 혜택이 집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부세 완화가 '부자들의 특별 보너스'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강경 드라이브 '종부세 완화'... "자기 몫 챙기기?"

진보신당이 23일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에 따라 차관급 이상 정부 고위 공직자 52명 및 국회의원 299명 전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분석한 결과, 종부세 개편안은 '부자정부에 의한, 부자들을 위한 세금 깎아주기'라는 세간의 평가가 사실로 확인됐다.

고위공직자 가운데 최대 수혜자는 예상대로 종부세 반대론자인 이명박 대통령으로 파악됐다. 고령자에 대한 세액 공제를 제외하더라도 이 대통령은 총 2327만원의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이 밖에 한승수 총리가 580만원, 김경한 법무부 장관 1700만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1300만원,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530만원의 혜택을 보게 된다.

조사 대상으로 한 52명의 고위공직자 가운데 종부세 대상자는 40명(77%)이다. 이 가운데 6명은 주택가액 6억~9억원 보유자로서 이번 종부세 개편안 대로라면 세금이 완전 면제되며, 34명은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보유해 부분 감면을 받는다.

부자 정당에 혜택 집중... 한나라당- 자유선진당-창조한국당-무소속-민주당 순

국회의원은 299명 가운데 50%인 150명이 종부세 대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나라당이 88명으로 가장 많은데, 이 가운데 28명이 완전 면제, 60명이 부분 감면을 받게 된다. 특히 임태희, 공성진 의원 등 종부세 완화에 적극적인 의원들에게 혜택이 집중됐다. 한나라당 88명 의원 1인당 평균 감면액은 750만원에 이른다.

10명이 종부세 대상인 자유선진당은 1인당 평균 감면액이 703만으로 창조한국당(2명) 670만원, 민주당(39명) 548만원, 친박연대(4명) 385만원, 무소속(7명) 652만원보다 많았다. 민주노동당은 원내 정당 가운데 유일하게 종부세 대상 의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종부세를 부담하는 고위공직자 40명이 부담하는 1인당 평균 종부세액은 1034만6000원인데, 이번 개편안에 따른 세금 혜택이 1인당 774만4000원으로 현행 종부세액의 75%를 감면받는다. 국회의원의 경우 현행 1인당 945만1000원의 종부세를 내고 있는데, 감면안으로 1인당 682만원(71%)의 세금을 덜 내게 됐다.

진보신당 이종석 연구원 "'강부자' 감세 논란 불가피"

진보신당 이종석 정책연구원은 "이번 종부세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전체 세대의 2% 정도인 37만9000세대의 종부세 과세 대상자 가운데 59%인 22만3000세대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과세표준 상향 조정과 세율의 대폭 인하에 따라 세수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 종부세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능력(소득, 재산)에 따른 공평 과세가 미흡한 실정에서 상속증여세와 양도소득세 인하 발표에 이어 종부세 감면 발표는 그 수혜 대상이 철저히 극소수 부유층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른바 '강부자' 감세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우성 기자 rambo435@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