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이날 오전 11시45분부터 오후 1시40분까지 점심을 곁들인 단독회담에서 세계 금융 위기 대처와 경제 살리기에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하는 등 7개항에 합의했다고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이 전했다.
진지한 분위기에서 마치 실무회담하듯이 진행된 이날 회담은 정세균 대표가 주요 현안에 대해 야당과 국민의 생각을 전달하고 이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는 형식으로 2시간 가까이 이뤄졌다.
정 대표는 먼저 경제 문제와 관련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활성화하고 보증 배수를 제한하고 있는 업무 지침을 풀도록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고 화답하면서 필요할 경우 내년 예산에 반영해서 출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적극적인 공감을 나타냈다.
정 대표는 또 중소기업 자금난 지원과 키코(KIKO) 사태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를 구제하는 등 중소기업 살리기에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동의를 구했다. 특히 키코 사태로 흑자도산하는 기업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두 사람은 또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 남북 문제에도 초당적으로 대처하고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정 대표는 민주당의 대북 네트워크와 대북 정책 노하우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고, 인도적인 대북 식량 및 비료 지원을 요청했다. 대통령은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사람은 4강 외교는 물론 외교 안보 전반에 대한 문제도 국익 차원에서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정 동반자로서 주요 국정 현안 해결에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의 수시 회동도 추진된다.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청와대 정무 수석이나 관계 기관장이 야당 대표에게 직접 사전 브리핑을 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 과정을 지속해 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이번 정기국회를 민생경제 살리기 위한 생산적 국회가 되도록 협력 ▲저탄소 녹색성장 등 미래 성장동력 문제에 대해 초당적 협력 ▲지방행정체제 개편 빠른 추진 ▲대학등록금 지원 및 실업고 의무교육 조기 추진 등에도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종교 편향 문제, 정부의 경제팀 교체 여부, 종부세 감세안, 촛불시위 유모차 엄마들에 대한 경찰 수사 문제, 공기업 민영화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정 대표는 촛불시위 수사와 관련해 "이 문제를 언제까지 안고 갈 수는 없다"며 유모차 엄마들에 대한 수사 중단과 수배자의 수배 해제를 요구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내게 맡겨 달라.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에둘러 답했다.
이 대통령은 종교 편향 문제에 대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민이 납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정 대표의 우려에 대해서도 "국민의 걱정이 없도록 하겠다"며 아리송한 답을 내놓았다.
두 영수는 특히 법인세·종부세의 감세 및 부가가치세 인하에 대한 민주당 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이 대통령은 "추후에 야당안도 세심하게 보고받고 검토하겠다"며 정 대표의 이해를 구했다.
이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와 단독 회담하는 것은 지난 5월 20일 민주당의 전신인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만난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정 대표와는 이번이 처음이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밥이나 먹고 나오는거였는데 이번에도 별반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렇고 그런 회담이었다는데 말이다.
옛날 처럼 야당 대표가 야성이 강한 것도 아니고 대충 대충 합의하고
절충하는 거 같아. 그게 의회주의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그건 민주주의가 완전히 성숙된 나라에서나 하는 소리지 우리하고는 안 어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