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 영수회담, 경제·남북문제 등 7개항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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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영수회담, 경제·남북문제 등 7개항 합의
  •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08.09.25 15: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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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정현안 수시 회동... 촛불시위·종교편향·종부세 문제는 뚜렷한 입장차

▲ 이명박 대통령(오른쪽)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25일 낮 청와대에서 단독회담을 갖고 경제 살리기 등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5일 청와대에서 영수회담을 갖고 경제 살리기와 남북 문제에 대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하는 등 7개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종교 편향과 종부세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1시45분부터 오후 1시40분까지 점심을 곁들인 단독회담에서 세계 금융 위기 대처와 경제 살리기에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하는 등 7개항에 합의했다고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이 전했다.

진지한 분위기에서 마치 실무회담하듯이 진행된 이날 회담은 정세균 대표가 주요 현안에 대해 야당과 국민의 생각을 전달하고 이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는 형식으로 2시간 가까이 이뤄졌다.

정 대표는 먼저 경제 문제와 관련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활성화하고 보증 배수를 제한하고 있는 업무 지침을 풀도록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고 화답하면서 필요할 경우 내년 예산에 반영해서 출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적극적인 공감을 나타냈다.

정 대표는 또 중소기업 자금난 지원과 키코(KIKO) 사태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를 구제하는 등 중소기업 살리기에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동의를 구했다. 특히 키코 사태로 흑자도산하는 기업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 영수회담이 예정된 25일 낮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인 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반갑게 맞이하며 회담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두 사람은 또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 남북 문제에도 초당적으로 대처하고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 대표는 민주당의 대북 네트워크와 대북 정책 노하우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고, 인도적인 대북 식량 및 비료 지원을 요청했다. 대통령은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사람은 4강 외교는 물론 외교 안보 전반에 대한 문제도 국익 차원에서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정 동반자로서 주요 국정 현안 해결에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의 수시 회동도 추진된다.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청와대 정무 수석이나 관계 기관장이 야당 대표에게 직접 사전 브리핑을 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 과정을 지속해 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이번 정기국회를 민생경제 살리기 위한 생산적 국회가 되도록 협력 ▲저탄소 녹색성장 등 미래 성장동력 문제에 대해 초당적 협력 ▲지방행정체제 개편 빠른 추진 ▲대학등록금 지원 및 실업고 의무교육 조기 추진 등에도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종교 편향 문제, 정부의 경제팀 교체 여부, 종부세 감세안, 촛불시위 유모차 엄마들에 대한 경찰 수사 문제, 공기업 민영화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정 대표는 촛불시위 수사와 관련해 "이 문제를 언제까지 안고 갈 수는 없다"며 유모차 엄마들에 대한 수사 중단과 수배자의 수배 해제를 요구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내게 맡겨 달라.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에둘러 답했다.

이 대통령은 종교 편향 문제에 대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민이 납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정 대표의 우려에 대해서도 "국민의 걱정이 없도록 하겠다"며 아리송한 답을 내놓았다.

두 영수는 특히 법인세·종부세의 감세 및 부가가치세 인하에 대한 민주당 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이 대통령은 "추후에 야당안도 세심하게 보고받고 검토하겠다"며 정 대표의 이해를 구했다.

이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와 단독 회담하는 것은 지난 5월 20일 민주당의 전신인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만난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정 대표와는 이번이 처음이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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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병 2008-09-25 20:54:12
야당 당수가 청와대에 들어가서
밥이나 먹고 나오는거였는데 이번에도 별반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렇고 그런 회담이었다는데 말이다.
옛날 처럼 야당 대표가 야성이 강한 것도 아니고 대충 대충 합의하고
절충하는 거 같아. 그게 의회주의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그건 민주주의가 완전히 성숙된 나라에서나 하는 소리지 우리하고는 안 어울려.

도렴동 2008-09-25 18:37:34
국익을 위해 무조건 초당적으로 합의한다고 하지만
저게 지켜질까 의문이다. 여야 구별이 엄연한데 청와대와 제1야당이 사사건건
협력 동반자 관계처럼 합의했다면 민주당은 야당이 아니라 한나라당이거나
한나라당의 보충대이겠지. 정세균 대표는 무조건 "예" 하지는 않았을테고
무슨 속깊은 얘기가 있었는지 곧 밝혀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