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국무위원들 답변은 재치문답"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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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국무위원들 답변은 재치문답" 비판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8.09.2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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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대표라기보다 귀찮은 민원인 대하듯 한다. 그 시간만 넘기면 그만이다는 안이함이 역력하다. 국회는 집단으로 이를 용인하고 방치하고 있다. 스스로 바보가 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국민이 이를 전부 알면 많이 분개할 것 같다."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28일 "국무위원들은 국회 출석을 초등학교 동창회 나가듯 가볍게 생각한다"며 국무위원들의 불성실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친박근혜계 초선인 이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인터넷 홈페이지에 '초선 유감'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려 국무위원들의 국회 출석과 관련해 "나오고 싶으면 나오고 싫으면 핑계대고 안 나온다. 자료 준비는 무성의하고 답변은 재치문답"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 대표라기보다 귀찮은 민원인 대하듯 한다. 그 시간만 넘기면 그만이다는 안이함이 역력하다. 국회는 집단으로 이를 용인하고 방치하고 있다. 스스로 바보가 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국민이 이를 전부 알면 많이 분개할 것 같다."

이 의원은 이어 국회 상임위의 좌석 배치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을 옆으로 길게 마주보게 앉게 하고, 비판, 감시, 견제를 받으러 온 국무위원들은 정면에 앉아 회의를 주재하듯 한 좌석 배치는 잘못이라는 것.

그는 "국회의 주인이고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은 목을 90도로 비틀어 불편한 자세로 질문을 하고, 야야 의원들이 오히려 마주보는 대결구도"라며 "기형적 상임위 좌석 배치는 바보 국회의 상징이다. 국회의원들은 헛똑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회 회기 중에는 대통령과 행정부 수반이 입법부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며 회기 중 당정회의 개최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회기 중에는 원내 사령탑이 정국 운영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

이 의원은 "가장 기가 막힌 것은 국회 지적 사항의 매년 되풀이다. 결산 지적 사항의 90%는 예년 지적 사항의 표절"이라며 국회 지적 사항이 시정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그는 "감사원도 국회예산처도 전문위원실도 반복해서 지적했다. 쇠귀에 경을 읽는 편이 반응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며 "제도를 안 바꾸고, 책임을 안 묻고, 사후 관리를 안 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한 국민 혈세 낭비와 국민 피해는 형언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예산의 전용, 이월, 불용, 남용, 사업변경 사례는 물론 엉터리 예측과 불법 사례들을 보면 한 숨이 절로 나온다"며 "대통령이 지시하고 국무총리실이 중심이 되어 국회 지적 사항을 백서로 만들고 제도 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행정부가 얕잡아 볼만큼 속 보이는 행태는 또 얼마나 많았느냐'며 국회의원들의 자성도 촉구했다.

이 의원은 "함께 듣고 앉아 있기 민망하게 이유없이 호통치고 논리도 없고 지엽적이고 의사진행 발언을 남발해댄다"고 지적하고 "용어 선택도 전투적이고 뒷골목 어투도 적지 않았다. 무조건 정부인사 비호에 앞장서는 것도 꼴불견"이라며 국회 상임위 풍경을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입법부는 입법부고 행정부는 행정부"라며 "업무의 영역이 엄연히 차이가 있음을 여당 의원들부터 자각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rambo435@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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