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재외공관 아방궁... 웨이터까지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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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재외공관 아방궁... 웨이터까지 고용
  • 주영은 기자
  • 승인 2008.09.30 14: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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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임 의원 국감 자료... 주미얀마대사관, 집사에 집사보조까지 채용

▲ 해외 공관 외무직 공무원과 현지 인력 고용 현황. (자료=외교통상부)
ⓒ 데일리중앙
▲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
외교통상부 재외공관의 현지 인력 고용 문제점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운전원과 정원사는 기본이고 일부 공관에서는 수백만원의 월급을 주며 웨이터와 가정부, 집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집사 보조와 웨이터 보조까지 거느리고 있는 곳도 있었다. 이쯤되면 말이 해외 공관이지 사실은 아방궁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이 외교통상부로부터 제출받아 3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2일 현재 외교통상부 외무직 공무원의 수는 본부 1010명, 재외공관 830명이다. 그러나 재외공관의 현지 인력은 1900명으로 외무직 공무원 총원보다 많다. 재외공관 공무원 1명이 2.3명의 현지 인력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고용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주 에디오피아대사관의 경우 4명의 공무원에 22명의 현지 인력이 고용돼 있고, 정원사가 4명, 운전원이 3명이다. 주 코트디부아르대사관은 외무직 공무원 3명에 15명의 현지 인력을 거느리고 있다. 운전원이 3명으로 외무직 공무원 1명당 운전원 1명꼴. 정원사 수도 3명이나 돼 대사관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 네팔대사관도 외무직 공무원 4명에 현지 인력은 이보다 5배가 많은 21명이다. 웨이터 1명에 운전원, 요리보조, 정원사가 각 3명이다. 5명의 외무직 공무원과 주재관 1명, 무관 1명이 근무하는 주 미얀마대사관은 현지 인력이 29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정원사, 운전원이 각 3명, 집사가 1명이다. 특히 집사보조까지 1명 두고 있다.

현지 인력에게 상식을 뛰어넘는 과다한 연봉이 지급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주 프랑스대사관의 경우 공관관리원에게 연간 미화 10만9746달러가 지급되고 있고, 공관장 기사의 연봉이 9만9953달러나 된다. 이는 우리나라 각 부처 장관의 연봉과 맞먹는 수준이다.

주 OECD대표부의 경우 연봉 기준으로 사서가 8만3417달러, 타자원이 7만8212달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제네바대표부도 운전원의 연봉이 7만7497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들 지역의 물가가 높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살인적인 물가 수준으로 알려진 주 영국대사관의 현지 고용 인원의 연봉이 4만~5만불 이하 수준인 것과 대조적이다.

일부 재외공관의 상식에 맞지 않는 연봉 지급과 고용 사례도 밝혀졌다.

주 브라질대사관의 경우 공사 가정부의 연봉이 6982달러로 자문변호사의 6500달러, 회계사의 4290달러보다 많아 연봉 지급 기준에 의문이 제기됐다. 독일대사관의 경우도 총무의 연봉이 6만4168달러인 데 비해 경제 분야 전문직이 5만414달러, 정무 전문직이 5만6480달러로 상식적으로 납득이 어렵다.

또 향후 자원 협력 가능성이 높고 국군이 파견돼 있는 이라크대사관의 경우 현지 전문가는 1명에 그치고, 주방 보조가 3명에 이르는 비합리적인 인력 배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정 의원은 "외교부가 작년에 200명을 특채한 데 이어 최근에도 대규모 증원을 요청하고 있는데, 이런 현지 인력 고용 상황을 보고 어떤 국민이 증원에 동의하겠냐"며 "외교부는 현지 인력을 파견 외교관의 수와 형평성을 맞추고, 외교 수요가 많은 지역에 집중 배치해 효율성을 높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외교부 스스로가 과다 배치된 인원을 조정하는 등 자구 노력을 거친 뒤 필요한 외교 역량 강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일반적으로 현지 행정원은 '재외공관업무보조원규정'에 의해 채용하고 있다"며 "보수 수준은 선진국 공관의 50~60% 및 동남아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므로 지나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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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부카 2008-09-30 18:59:48
문제는 공무원들이 재외 공관을 근무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몇년 동안 쉬는 휴양지 정도로 생각하는데 있다.
그러니 해외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자국민 보호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거야
이것들이 완전히 나라 말아먹을려고 작정을 햇네 햇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