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 없는 환율정책, 시장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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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없는 환율정책, 시장 혼란 가중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8.10.0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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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침체, 대외신인도 하락, KIKO 손실... 중소기업 '3중고'

▲ 지난 7월 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환 보유고 매도 개입 공식 선언 이후 환율 변동 그래프. 7월 7일 1달러에 1042.90원이던 환율이 10월 3일 현재 1223.50원으로 치솟았다. (자료=이혜훈 의원실)
▲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이명박 정부 들어 6개월 사이 끌어올리기와 내리기를 되풀이하는 일관성 없는 환율 정책으로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7일 국감 보도자료를 통해 "새 정부 출범 이후 강만수 경제팀의 환율 정책은 6개월 사이 끌어올리기와 내리기 를 반복했다"며 "정부의 외환 시장 개입에 따른 시장 혼란이 가중됐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7월 이후 정부의 강력한 달러 매도 개입을 통해 환율의 하향 안정세를 유도하는 것으로 정책 방향이 변화돼 외환 보유고가 7월 중에만 105억8000만달러 줄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7월 초 이후 230억달러 이상을 외환 시장에 쏟아 부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변동폭의 경우 2008년 들어 변동폭 및 변동률이 전년대비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기존 상승 요인에 글로벌 달러 강세까지 가세하면서 1223.5원대까지 치솟으며 2003년 4월 25일(1237.80원) 이후 5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 의원은 "최근 환율이 2007년 하반기 이후 가파른 상승세(원화 평가절하)가 나타나 2008년 10월 6일 현재 1269원/$으로 2007년 말(936원/$)에 비해 약 35.6%(333원/$) 상승했다"고 밝혔다.

반면 "외환 보유고는 외국환평형채권 원금 상환(30억달러)과 한국은행의 외화 스왑시장 참여 및 환율 안정을 위한 매도 개입 등으로 2008년 들어 감소세를 기록(9월 말 현재 2396억7000만달러, 2007년 12월 말 이후 225억달러 감소)했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으로 무역수지가 잠시 흑자로 돌아섰으나(2008년 1월 39억달러 적자 → 5월 10억달러 흑자) 6월 이후 넉 달째 적자 행진(1월 이후 누적적자 142억달러)이 이어져 오고 있다.

문제는 환율 상승으로 혜택을 보는 쪽은 주로 대기업이며, 수입 물가 상승과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내수 침체로 중소기업의 고용 창출 등 내수 경기는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는 것.

▲ 2007년 이후 월별 원/달러 환율 및 외환보유고 동향. (자료=한국은행, ECOS)
이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환율 상승과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내수 침체, 대외신인도 하락, KIKO 손실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정책당국 간의 엇갈린 구두 개입도 환율이 크게 변동하게 된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정책당국 간의 내부 조율과 협조 체제를 강화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의원은 "정책당국은 환율의 급변동을 억제하는 미세조정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환율 시장에 공개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시장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최우성 기자 rambo435@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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