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애타는 가족의 '대국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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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참사... 애타는 가족의 '대국민 호소'
  • 김나래 기자
  • 승인 2014.04.18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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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대국민 호소문... "정부 행태 너무 분해 국민들께 호소한다"

▲ 18일 오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km 앞 사고 해상에서 빗속을 뚫고 구조대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KBS 방송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 사흘째인 18일 실종자 가족들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가족들은 이날 오전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정부의 행태가 너무 분한 나머지 국민들께 눈물을 머금고 호소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의 구조 현황의 문제점을 시간별로 지적하는 한편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생존자들을 살려 달라고 국민께 호소했다.

가족들은 특히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조류가 심하다, 생명이 위협받는다"면서 금쪽 같은 시간을 이핑계 저핑계 대며 그냥 흘려버린 구조당국을 맹비난했다.

"군과 경찰은 명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한다"며 아이들을 살릴 수 있도록 국민께 간절히 도움을 요청했다.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군과 경찰, 구조당국에 대해 국민이 엄중하게 "아이들을 즉각 구조하라"고 명령을 내려달라는 호소다.

구조 소식은 언제쯤
18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한 실종자 가족이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자료=KBS 방송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여론의 압박에 떠밀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선체 안 식당까지 진입 통로를 확보해 공기 주입을 한 뒤 전문 잠수부를 선체 안으로 투입하려고 했지만 너울이 심해 결국 실패했다.

한편 침몰 여객선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는 사고 이틀째인 지난 17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이날 밤 9시 선사 사무실이 있는 인천여객터미널에서 "이번에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합니다"라고 사죄하며 흐느꼈다.

▲ 침몰 여객선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는 사고 이틀째인 지난 17일 밤 "이번에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흐느끼며 사죄했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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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기자회견 내내 눈물을 흘리며 여러차례 허리 숙여 국민들께 머리를 조아렸다.

다음은 '세월호' 침몰 참사 실종자 가족이 18일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 전문이다.

정부의 행태가 너무 분한 나머지 국민들께 눈물을 머금고 호소하려 합니다.

4월 16일 오전 9시께 사고가 나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뉴스를 통해 진행 상황을 지켜보다가 낮 12시쯤 모두 구조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을 보러 도착했지만 실상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생존자 82명, 학생 74명, 교사 3명, 일반인 5명이 도착한 시각인 오후 5시 30분께 실내체육관 상황실에 와보니 책임을 지고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주는 관계자가 아무도 없고 상황실도 꾸려지지 않았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현재 진행되는 상황인데 누구하나 책임지고 말하는 사람이 없고 지시를 내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 상황에서 아이들은 살려달라고 차가운 물속에서 소리치고 있었을 것이다.

학부모 대책위를 꾸려 오후 7시쯤 팽목항과 실내체육관 2곳으로 나누어 사고 현장을 방문하고자 했는데 민간 잠수부를 동행해 자원을 요청했지만 배도 못 띄우게 하고 진입을 아예 막았다.

흥분한 저희들은 소동을 피우고 난리를 피워서 책임지는 사람을 보내달고 했는데 대답이 없었다.

오후 10시 넘어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고 구조는 없었다. 계속된 요청에도 17일 오전 1시께 다시 한다고 전달받았지만 조류가 심하다, 생명이 위협받는다고 얼버무렸다.

군과 경찰은 명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한다. 학부모와 민간 잠수부는 오열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7일 현장을 방문했는데 인원은 200명도 안 됐다. 헬기는 단 2대, 배는 군함 2척, 해양경비정 2척, 특수부대 보트 6대, 민간 구조대원 8명이 구조 작업 중이었다. 그러나 오전 9시 정부는 인원 555명, 헬기 121대, 배 69척으로 아이들을 구출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국민 여러분, 이게 진정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아이들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김나래 기자 nlkim007@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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