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안철수, 정몽준 두 명의 바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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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철수, 정몽준 두 명의 바보들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4.05.1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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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 겸 칼럼리스트)

▲ 6.4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출마한 정몽준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왼쪽부터).
ⓒ 데일리중앙
노무현을 지지한 사람들이 노무현을 '바보 노무현' 이라고 불렀다. 어리석다는 의미의 바보가 아니라 순수하다는 의미의 바보로 불렀던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평가는 극단으로 나뉘지만 순수성은 분명히 있다고 보여 진다. 그러나 노무현은 어리석은 바보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요즈음 들어 진짜 바보같은 정치인을 보게 된다. 정치적 판단이 미숙하다고 생각하는 두 명의 바보 중에 한 사람은 정치초년생이고 다른 한 사람은 경험이 풍부한 다선의 정치인이다. 우선 정치초년생의 경우를 보면 국민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다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의원에게 대통령 후보를 양보한 안철수 의원이다.

세월호 사건은 예상하지 못한 국가적인 비극이었다. 세월호 사건으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지지율도 하락추세에 있다. 새정치연합의 지지율도 미세한 하락현상을 보면서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고 본다.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는커녕 과거 민주당의 최고 지지율에도 미치지 못함은 물론이고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에도 턱없이 모자란다.

결론은 안철수의 신당과 민주당과의 합당이 실패했다고 보인다. 새정치연합이 이번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보여준 각종 의혹과 잡음은 구태정치를 연상하게 하고 국민의 지지를 결코 받을 수 없는 여지를 보여준 것이다. 합당시 부터 흘러나온 공천지분에 관한 밀약도 무용지물이 되었으며 안철수 신당계는 민주당계파에 철저하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안철수 대표의 위상은 위축될 것이며 지방선거후에 당 대표 책임론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안철수의 새정치는 구호만 남고 사라질 운명에 처해질 것이다. 안철수는 합당에 대해서 심각한 회의를 느낄 만도 하다. 새정치연합내의 소수 계파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안철수,김한길 두 대표는 당 안팎으로부터 비난에 휩쓸리고 있고 새정치의 기치를 든 안철수로서는 사면초가의 입장에 놓여있다.

여, 야의 정치권이 불신을 받고 있는 지금 안철수의 신당구상은 새로운 대체야당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국민의 지지율도 민주당보다 2배 이상 높았고 새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도 있은 것이 사실이다. 안철수의 민주당과 합당전략은 결국 실패로 끝날 공산이 농후하다. 안철수는 주변의 새로운 정치 멘토들을 하나씩 떠나보내더니 결국 현실적인 욕심으로 꿩도 매도 다 놓치고 만 결과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7선의 정치인 정몽준 의원은 대권을 위한 발판으로 서울시장을 선택했다. 이명박대통령의 전철을 밟아 대권에 도전하려는 야심을 드러냈다. 정몽준의 지지도는 충분히 박원순 시장을 꺾을 수 있을 만큼 높았었다. 언론도 정몽준의원의 서울시장 도전이 가능성이 있다고 부추겼다. 정몽준의원이 서울시장에 당선 된다고 하더라도 재임 중에 사퇴하는 경우가 아니면 19대 대통령의 꿈은 꿀 수 없는 것이다. 그도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서울시장직을 던지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과거에 말을 뒤집었던 역대 대통령과 대통령후보자가 있었던 사실을 보면 정몽준의 약속을 믿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김대중 대통령이 있었고, 당대표가 되면 대권후보가 되지 않겠다고 말했던 이회창 대통령후보가 있었다. 정몽준의원은 이들의 예를 들어서 시장당선 후에 대권을 위해 시장직을 버리고 대통령후보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염려는 없어졌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정몽준후보의 지지율이 박원순 현 시장에 비해 현재 20%까지 밀려있으니 6.4 선거일까지 회복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정몽준 의원은 배수진을 치고 나간 것이니 결단을 거둘 수도 없는 처지가 되었다. 정몽준후보의 아름다운 경선과정을 보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경쟁자인 김황식 후보와 감정의 골을 깊게 새겼다. 정몽준이 진정으로 대권을 바라보았다면 서울시장후보직은 던졌어야 했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민심을 두고 아들의 불필요한 트윗의 멘션으로 인해서 정몽준은 중도표심을 다 잃어버렸다고 보인다.

서울시장선거에서 낙선을 한다면 정치인 정몽준에서 기업인 정몽준으로 돌아갈 일만 남아있을 것이다. 낙선후의 재기플랜이 확실하게 서 있다면 모를까 그런 계획조차 없다면 정몽준은 대권의 꿈은 접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정몽준 두 사람은 한때 소위 말하는 꽃놀이패를 쥐고 있었다. 패를 쥐고 있을 때 두 사람의 행보가 기대되고 관심을 받지만 패를 다 까 보이고 베팅에 들어갔을 때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했어야했다. 이길 수 있는 패가 아니고 상대방의 패에 의해서 승부가 난다고 하면 난감한 상황이 되고 마는 것이다. 두 사람의 행위가 그렇게 보인다.

이제 두 사람은 정치적 역경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 본인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아마추어 정치인 안철수와 노회한 정치인 정몽준의 6.4 지방선거후의 다음 수가 흥미롭게 보인다. 세월호 참사가 정치권의 개혁을 엄중하게 요구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흔들리는지 여의도 정치가 흔들리는지 두고 볼 일이지만 개혁정부가 들어선다면 20대 총선에서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구태정치인은 엄청난 회오리에 휩쓸려 밀려날 것이고 정의로운 정치가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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