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영남권 5개공항 여객수요 '뻥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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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영남권 5개공항 여객수요 '뻥튀기'
  • 김주미 기자
  • 승인 2008.10.20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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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식 의원 국감서 지적... "잘못된 예측으로 신공항 건설은 어불성설"

▲ 영남권 5대 공항의 국내선 이용객 증감 및 국토해양부의 수요 예측. (괄호 안은 항공자유화/중국교류확대 감안 예측값. 자료=한국공항공사)
ⓒ 데일리중앙
▲ 조정식 의원.
김해, 대구공항 등 영남권 5개 공항에 대한 국토해양부의 수요 예측이 크게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해양위 민주당 조정식 의원(경기 시흥을)은 20일 경상북도 국정감사에서 '영남권 신공항'의 건설여건을 검토하고 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인정한 국토해양부 보고서의 수요 분석이 뻥튀기됐다고 주장했다. 보고서가 '엉터리'라는 것이다.

조 의원은 국토해양부(옛 건설교통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제2관문공항(남부권 신공항) 건설여건 검토 연구'는 영남권 신공항 건설 합리화 짜맞추기 보고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국내선 여객 수요는 물론, 국제선 여객, 항공사 취항 수요까지 모든 수요 분석이 과장돼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공항공사가 조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영남권 5개 공항(김해, 대구, 울산, 포항, 사천)의 최근 5년 간(2003~2007년) 국내선 여객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대 여객을 자랑하는 김해공항의 경우, 2003년 715만명을 넘던 국내선 여객이 2007년에는 467만명 이하로 34.8%나 뚝 떨어졌다. 2004년 4월 고속철도(KTX) 1단계 개통으로 서울~부산 간 이동 시간이 250분에서 162분으로 짧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구공항 역시 최근 5년 새 국내 여객이 60% 가까이 급감했다. 2003년 210만5062명에서 2007년 86만7140명으로 123만7922명(58.8%)이나 줄었다. 울산, 사천, 포항 등 다른 공항들도 항공 이용객들이 대폭 감소했다.

2010년 KTX 2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면 서울~부산 간 통행 시간은 현재 162분에서 116분으로 46분 단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김해·울산·사천공항을 이용하는 국내선 여객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위 '제2관문공항(남부권 신공항) 건설여건 검토 연구'라는 문건에서 영남권 5개 공항의 2030년 여객 수요를 2007년의 2~3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김해공항의 경우 향후 '항공자유화 및 중국교류확대'를 이유로 중국 수요를 70만명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KTX 2단계 개통 등 국내 교통 여건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5개 공항의 국내선 수요가 2030년에는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분석 결과를 내놓고 있다"며 "수요 감소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활주로가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경상남북도에서 운영되고 있는 공항 대부분이 적자(울산, 사천, 포항공항. 대구공항은 2006년까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여기에 울진공항까지 새로 건설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공항 건설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조 의원은 "KTX 2단계 사업 완료 후 3~4년 간 국내선·국제선 수요 변화를 모니터 한 뒤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검토해도 늦지 않다"며 "신공항 건설에 재원을 쏟느니 차라리 다른 사업을 하는 것이 경상북도의 발전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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