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서청원 후보의 의리론과 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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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청원 후보의 의리론과 기우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4.07.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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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이자 칼럼리스트)

▲ 책임정당의 책임대표가 되겠다며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서청원 국회의원. 그는 특히 '의리'를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 데일리중앙
당 대표는 앞으로 당을 어떻게 이끌어 가겠다는 비젼을 제시하고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당을 이끌어 나가야하는 자리이다. 당 대표는 당원을 대표하는 최고 직위다. 당의 대표가 청와대의 뜻을 받드는 자리가 아닌 것은 불문가지이다. 지금까지 당대표가 청와대의 참모같은 역할을 한 것에 대한 당원들의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황우여 대표체제하에서는 대통령 취임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당의 목소리는 없고 청와대의 뜻을 받드는 모습에 충실했다고 보여 진다. 새누리당은 정권창출의 산실로서 대통령과 뜻을 함께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당이 청와대의 뜻대로 끌려가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지금까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당의 무기력함을 깨야 당의 위상이 바로 서는 것이다. 청와대에 대하여 맞장구만 쳐서는 안되는 것이다. 청와대에 협조할 것은 당력을 모아 지원하고 경우에 따라 청와대에 쓴소리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당이 되어야 한다. 지금의 청와대의 모습은 대통령과 참모진의 독주현상이 두드러져 민심과의 소통부재의 문제로 국민의 지지를 상당부분 잃어버렸다.

요즘 당대표의 경선을 보면 서청원, 김무성 후보 간의 쓸데없는 감정싸움이 눈에 거슬린다. 서청원 후보의 당대표의 출사의 변은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욕심 없는 사람이 당을 맡아서 안정적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의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당대표가 청와대에 대하여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는다면 과거 당 대표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서청원의 캐릭터는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과 의리의 정치인이다. 그가 말하는 의리가 대통령에 대한 의리인지 당원들과 지지자들에 대한 의리인지는 분간하기 어렵다. 그를 따르는 소수의 사람들과는 의리를 지켰는지는 몰라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수많은 친박 지지자들에게 어떤 의리를 지켰는지 묻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진정한 충성은 무조건적인 지지보다는 비판적인 지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불가를 말할 때에는 호기롭게 보였으나 일부보수층의 반발에 대하여는 말을 돌리는 유약함을 보여주었다. 상대후보인 김무성 후보에 대하여는 대권출마포기를 종용하고 출마를 포기하면 당대표직을 포기할 수 있다는 이른바 중대결심을 피력하기도 했다.

당대표직이 조건에 의한 거래가 필요한 자리는 아니라고 본다. 자신이 당대표가 되어서 어떻게 하겠다는 비젼을 제시해야 함에도 김무성 후보에 대한 비판으로 지지자를 결집시키려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 후보가 자신만이 진정한 친박이라고 하면서 친박의 표심을 모으려고 하는 것은 전략적으로도 잘 못된 것이고 새누리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행태가 아니다. 새누리당은 이제 친박이라는 틀을 벗어나야한다.

새누리당이 외연을 확장하고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보수의 가치를 표방하고 수구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무성 후보가 대권도전에 나서든 말든 그것이 당대표의 조건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어차피 당의 대통령 후보는 3년 뒤에 경선을 거치게 되어 있다. 또 당대표가 마음대로 당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고 당의 공천권도 당대표가 마음대로 전횡하는 시대는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서청원 후보의 당대표 경선에서의 주장은 지나친 기우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김무성 후보도 지난 2007년 대통령 후보경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 뛰었고 지난 대선에서도 분명히 역할이 있었다. 김무성대표가 되면 대통령의 레임덕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도 지나친 억측이라고 본다. 당대표가 누가 되든 당을 위해서 대통령을 위해서 대표 본연의 일을 충실히 하고 새누리당의 외연확대와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야당대표와도 소통을 유연하게 함으로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돕고 원활한 국회운영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차기 당 대표에게 용광로의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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