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한미FTA 독소소항 반드시 재협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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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한미FTA 독소소항 반드시 재협상해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11.04 12:3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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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이틀째 대정부 질문... 추미애, 한승수 총리와 FTA 격렬한 공방

▲ 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어 이틀째 대정부 질문을 벌였다. 이날 외교·통일·안보 분야 질의에서 첫 질의에 나선 추미애 의원(오른쪽)은 한미 FTA 문제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민주당 추미애 의원(서울 광진을)은 4일 "차기 미국 정부와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독소소항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 이틀째 외교·통일·안보 분야 질의에서 "지금 우리는 세계사적 격변의 한 가운데에서 대한민국의 진로를 좌우할 수도 있는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다"며 "한반도 문제와 한미 FTA 문제의 처리는 우리의 진로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한승수, 한미 FTA 재협상 문제 놓고 격돌

한미 FTA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와 대북정책 등을 둘러싸고 추 의원과 한승수 국무총리 간에 이날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추 의원은 먼저 "북핵 폐기를 후퇴할 수 없는 불가역적인 궤도에 올려 놓아야 하고, 반면에 한미 FTA는 한 번 비준을 완료하면 우리 경제가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게 되므로 독소조항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는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이 엄중한 상황에서 한미 FTA가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현재의 합의안을 그대로 선제 비준하자고 한다"며 정부를 거세게 질타했다.

그러나 한승수 총리는 "미국 내에서도 한미 FTA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것은 역으로 생각하면 지금의 FTA 협상 내용이 우리에게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이라며 비준안 처리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추 의원은 "한미 FTA를 그대로 비준하는 것은 우리 경제를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우산 속으로 더욱 더 깊숙이 편입시키게 된다"며 "한미 FTA에 '투자자-국가 제소제도'가 있는데, 총리는 이 제도의 의미를 아느냐"고 몰아세웠다.

한 총리가 "그것은 실무자가... "라며 즉답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추 의원은 "총리조차 내용을 모르는 한미 FTA 비준안을 정부가 강행 처리하려고 하느냐"고 면박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는 돌이킬 수 없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라"며 "차기 미국 정부와 한미 FTA의 독소 조항을 고치기 위한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미애 "독소조항 제거 못하면 우리 경제 블랙홀 될 것" 경고

▲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국회 대정부 질문 첫 질의자로 나선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한미 FTA 연내 비준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를 강하게 질타하며 미국의 새 정부와 한미 FTA 독소조항에 대한 재협상을 반드시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추 의원은 '투자자-국가 제소제도'와 한미 FTA와 상치되는 법규 제정 및 행정 조치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역진방지제도' 등 두 가지 독소 조항을 집중 거론하며 "우리 경제 사회구조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세상으로 끌려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 의회조사국도 2006년 보고서에서 한미 FTA 목적에 대해 '관세 장벽을 중요시하는 것이 아니라 비관세 장벽, 곧 한국의 법과 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지적했는데, 정부는 이것을 제도와 관행의 선진화라고 포장하고 있다"며 "한미 FTA의 독소 조항을 제거하지 못한다면, 한미 FTA가 우리 경제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승수 "미국의 재협상 요구는 우리가 협상을 잘 했다는 증거" 

한승수 총리는 그러나 "우리한테는 한미 FTA법안을 보완하기 위한, 국회의 권위를 통해 만들어진 17개 법안이 있다"며 우리가 먼저 비준해서 미국 의회의 비준을 압박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추 의원은 "미국은 판례법 국가이고, 우리나라는 성문법 국가다. 따라서 미국은 독소 조항을 피해갈 수 있지만 우리는 독소 조항에 묶이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두 나라의 법 체계까지 설명하며 상대를 설득했다.

추 의원은 이어 "미국 의회는 지난 2006년, 콜롬비아와 페루가 먼저 비준한 FTA를 파기하고 재협상을 관철시킨 사례가 있고, 미국의 유력한 대권 후보 오바마 후보도 자동차 분야에서 재협상을 언급했다"며 "미국 차기 정부와 FTA 재협상을 잘 활용하면 독소 조항 만큼은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 총리의 답변은 단순하고 기계적으로 반복됐다. 그는 "오바마가 당선되면 재협상을 요구하겠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FTA 협상을 잘 했기 때문 아니냐"고 강변했다.

"내용도 모르고 비준하려고 하냐" - "경제 위기 극복에 필요하기 때문"

한 총리는 이어 "한미 FTA는 참여정부에서 다 만들어서 두 나라 정부가 합의까지 했던 것인데, 지금 정부가 국회 비준안을 통과시키려 한다"며 "전 정부가 잘못한 것이 많지만 한미 FTA는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시 추 의원이 "총리도 모르는 내용을 담고 있는 한미 FTA를 왜 비준하려고 하느냐"고 따져 묻자, 한 총리는 "경제 위기 극복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이번 국회에서 비준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맞받았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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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철 2008-11-04 21:52:13
추다르크라는 명성에 맞게 대정부 질문도 잘했군.
얼굴만큼이나 의정활동도 만점짜리 의원이라니까.
판사 출신답게 해박한 법률 지식으로 한미FTA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열거하며
정부를 비판했는데 한승수 총리는 아무 준비도 안하고 그냥 나왔나 보군.
저렇게 공개적으로 면박을 당하면 쪽팔리지도 않나. 다음에 나올때는 좀 준비르 ㄹ하고
나와야지 그냥 나오면 정부가 성의없다는소리를 듣지.

강상수 2008-11-04 19:38:46
왜 저래?
한 나라의 총리같으면 중요한 조약 내용이나 법안 내용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나.
저렇게 어벙대서야 외국에 나가서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무슨 외교를 하겠나.
자원외교 한다더니 뭘 했나.
도대체 알수가 없다. 경제도 외교도 대북 문제도 어느 하나 명쾌하게 되는게 없구나.
이게 다 국민 잘못인가.

김용한 2008-11-04 16:48:41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이런 저런 장관 다하고 국회의원도 몇번인가 했다고 하는데
저 사람이 국회에서 뭘 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그냥 담배만 피웠는지
동료 의원 답매 사주는 일만 하다 의정생활을 마쳤는지에 대해서는 비밀.

오바마 2008-11-04 15:32:38
군대 시절 고문관 생각난다.
우리나라 국무총리가 저 정도이니 나라꼴이 어쩔지는 안봐도 땡댕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