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대 11. 전국에서 15명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 이번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은 안방을 빼앗기는 등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특히 세월호 정국 속에서 치러진 선거에서의 참패라 충격파는 더욱 크다.
새누리당은 호남 3곳과 수원 영통(수원정)을 제외한 전국에서 승리를 거머 쥐었다. 접전이 펼쳐진 수도권에서 압승했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국회 의석 300석 가운데 158석의 안정적인 과반을 확보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됐다. 새로 출범한 김무성 대표 체제도 한층 힘을 얻을 전망이다.
세월호 정국으로 여론의 비판에 내몰린 박근혜 대통령도 국정 운영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 동작을에서는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접전 끝에 승리했다. 나 후보는 3만8311표(49.90%)를 얻어 3만7382표(48.69%)의 정의당 노회찬 후보를 1.21%포인트(929표) 차로 따돌렸다. 노동당 김종철 후보는 1076표(1.40%)를 얻었다.
노회찬 후보는 선거 막판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역전을 노렸지만 보수층이 총결집하면서 결국 국회 재진출 꿈이 좌절됐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안방에도 깃발을 내리 꽂았다.
'왕의 남자' 간 대결로 화제를 모았던 순천·곡성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를 이긴 것. 이 후보는 6만815표(49.43%)를 얻어 4만9611표(40.32%)에 그친 서 후보를 눌렀다. 이 후보는 고향인 곡성에서는 70.55%의 압승을 거뒀다.
이정현 후보의 승리로 새누리당은 호남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반면 새정치연합은 전략요충지에서 줄줄이 패배했다. 수원 팔달(수원병·손학규), 수원 권선(수원을·백혜련), 김포(김두관), 평택을(정장선) 등 수도권 전선이 완전히 무너졌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수원 팔달에서 대권 잠룡 손학규 후보는 새누리당 정치 신인 김용남 후보에게 충격패를 당했다. 김 후보는 3만2810표(52.81%), 손 후보는 2만7979표(45.04%)을 얻었다.
큰 일꾼론을 내세우며 김포에 도전했던 정치 거물 김두관 후보의 꿈도 좌절됐다. 김 후보는 3만8858표(43.10%)로 선전했지만 토박이론을 내세운 정치 신인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4만8190표·53.45%)에게 밀렸다.
평택을에서도 3선 의원 출신의 정장선 후보가 새누리당 정치 신인 유의동 후보에게 꺾였다. 여성 검사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수원을에서도 백혜련 후보가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의 탄탄한 벽을 넘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다만 수원 영통에 출마한 MBC 앵커 출신 박광온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의 임태희 새누리당 후보를 꺾어 수도권 전패를 면했다.
결국 새누리당은 텃밭인 부산·울산과 그동안 야당이 강세를 보여온 충청권(대전·충남·충북)에서도 모두 승리하며 지역 판세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새정치연합은 안방인 호남에서 광주 광산을과 나주·화순,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 3석을 간신히 건지는데 그쳤다. 순천·곡성 지역을 새누리당에게 빼앗긴 것은 뼈아픈 패배로 남게 됐다.
이에 따라 재보선 후폭풍이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야권 전체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새정치연합의 충격파가 커 당내 권력 지형과 차기 대선 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사실상 격랑이 예고되고 있다.
김·안 두 대표는 조만간 당대표 사퇴 등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31일 예정된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공식일정(최고위원회의 등)이 갑자기 취소되면서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완승한 새누리당이 다시 동력을 확보하면서 세월호 특별법과 청문회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7.30재보선 최종 투표율은 32.9%로 집계됐다. 중앙선관위는 전체 유권자 288만392명 가운데 94만805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