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대통령이 경제 위기 초래한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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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대통령이 경제 위기 초래한 거냐"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11.06 11: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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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정부질문 답변... 의원들 호통에 "이러면 국가신인도 더 떨어진다"

▲ 한승수 국무총리는 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나흘째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지금의 경제 위기를 이명박 대통령이 초래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한승수 국무총리는 6일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를 이명박 대통령이 초래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민주당 홍재형 의원이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를 질타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자 이같이 불만을 터뜨렸다.

또 홍 의원이 현 경제팀의 정책 오판을 지적하며 이명박 정부를 '무신뢰-무능력-무서민·지방'의 '3무 정부'라고 공격하자 "해외 경제당국에서도 지금 홍 의원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을텐데, 이런 얘기를 하면 오히려 대한민국의 국가 신인도에 금이 가는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어떻게 대통령이 사과를 하느냐"

한 총리는 그러면서 "경제에 문제가 있다고 그때마다 대통령이 나와서 국회에 사과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지금 정부에서도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믿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우리 정부가 2400억 달러 있다고 해도 믿지 않고 요동치던 시장이 미국에서 300억 달러 빌려주겠다고 하니 금방 안정되는 것은 정부에 대한 불신 아니냐"며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 다그쳤다.

한 총리는 "24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불안이 조성될 이유가 없었음에도 불안이 조성된 것은 해외에 대한 우리 정부의 외화 보유 사정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해외 언론 및 외신 기자들과 자주 접촉을 해 한국 사정을 잘 설명하겠다"고 답변했다. 

홍 의원은 "이 정부가 위기 대응 능력이 없어도 너무 없고, 시장의 신뢰도 완전히 잃고, 내놓은 대책은 시장의 불안을 날려버릴 만큼 과감하지 못하고 찔끔찔끔식이었다"며 "그 결과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GDP의 1/3 이상 금액의 주식 자산 가치가 허공에 사라졌고, 원화 대외가치는 36% 떨어졌으며 외화 보유고도 연초에 비해 30% 줄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가 되면 이명박 대통령이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진솔하게 국민에게 사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거듭 대통령의 사죄를 촉구한 뒤 "경제팀도 지금 당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최경환 의원 "이러니 정부 정책이 우왕좌왕 아니냐" 질책

정부에 대한 질책은 여당 의원들에게서도 이어졌다. 특히 최경환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 탁상공론만 하다 임기 다 보내고 있다고 호통을 쳤다.

최 의원은 한승수 총리를 불러 세운 다음 "새 정부 들어 정부조직 개편으로 부총리제가 폐지되면서 정부 내 조정 기능이 없는 것 같다"며 부총리제 부활 가능성을 따져 물었다.

한 총리는 "정부 내 조정 기능은 공식적으로 기획재정부 장관이 담당한다"며 "비상사태가 일어나면 대통령이 나서고 총리도 나서서 역할을 하겠지만 지금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조정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최 의원은 "같은 장관끼리 조정을 하면 잘 되느냐.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르면 다른 장관들이 제때 오느냐"며 "이러니 정책 하나를 놓고도 우왕좌왕이 되는 것"이라고 역정을 내며 거칠게 쏘아붙였다.

한승수 총리 "대통령, 부총리제 도입에 매우 부정적이다"

최 의원은 이어 "여기서 당장 결정하기 어려우면 대통령에게 부총리제 도입을 건의해 보라"고 말했다.

이에 한 총리도 "어느 나라에도 부총리제는 없다. 앞으로 기획재정부 장관이 조정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본회의장 여기저기서 "똑바로 답변해"라는 의원들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한 총리는 개의치 않고 "이명박 대통령도 부총리제 도입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며 답변을 마무리했다.

강만수 장관, 헌재 접촉 사실 밝혀... 논란 예상

한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종부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전망을 묻는 최 의원의 질문에 "확실하게 전망할 수는 없지만 일부 위헌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답변에서 헌재와의 접촉 사실을 밝혀 논란을 예고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강 장관은 "종부세는 조세 원리에 어긋나고, 헌법 정신에도 상충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부세는 내는 사람에게는 너무 가혹해 '시대의 아픔'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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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영 2008-11-06 19:17:06
내탓이 아니니 알아서 해라?
노무현 정부의 탓이니 내가 알바 아니다.
대통령 비난하지 말라는 것이군.
언제부터 한승수 총리가 대통령의 방탄조끼기 되었나.

한철민 2008-11-06 16:36:35
잘도 노는구만.
대통령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도 할 양반이구만.
하긴 그러니까 대통령의 눈에 들어 국무총리에까지 임명됐겠지.
그래도 나름 소진은 있어야지. 저게 무슨 답변이라고 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