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비준안 상정 놓고 여야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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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비준안 상정 놓고 여야 '신경전'
  •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 승인 2008.11.06 15: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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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17일 외통위 상정 방침... 야당 "선 대책, 후 비준" 맞서

▲ 18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의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한나라당은 17일 전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상임위에 상정하고 상임위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의원 외교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은 '선 대책, 후 비준' 입장으로 맞서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6일 한미FTA 태스크포스 기자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10일 워크숍이 있는 관계로 상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해 여야 간사단 회의에서 이를 받아들여 17일 방미 전 상정하기로 결정했다"며 "12일에는 국회 외통위에서 추진하는 공청회를 예정대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애초 비준동의안을 10일 해당 상임위인 외통위에 상정하고 12일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17일 의결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야당의 반발에 막혀 일정을 수정했다.

조 대변인은 "여야 간사단이 함께 미국을 방문해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조기에 처리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작업을 같이 하자는데 합의했다"면서 "상임위 의결은 미국을 다녀온 뒤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유선진당은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선영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 외통위 간사회의에서 결정된 것은 '선 대책, 후 비준'의 원칙 아래 12일 공청회를 열어 FTA의 문제점을 세밀하게 다시 점검한 뒤 상정 일자를 잡자는 것이고, 17일 방미해서 의원 외교를 하자는 정도"라며 한나라당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17일 방미 목적은 이날부터 열리는 미국의 레임덕 세션 기간 동안 미국 상하의원들과 만나 향후 미국의 대북 관계를 알아보고 상호 경제 협조 문제를 상의한 뒤 FTA 문제가 미국에서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지,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을 독려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도 한나라당이 구상하고 있는 일정에 불만이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해 당론을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충분한 논의를 위해 7일 의총을 다시 열기로 했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의총 결과 브리핑에서 "현재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선제적인 비준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선 대책, 후 비준'이라는 의견이 다수였으나, 정확한 당론 결정을 위해 좀 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내일 오전 8시30분에 의총을 다시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민주노동당은 비준안 처리를 18대 국회에서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논의의 출발점을 17대 국회가 아니라 18대 국회로 하자는 것이다.

박승흡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은 다른 야당처럼 '선 대책, 후 비준' 입장이 아니라 한미 FTA는 미국 경제에 한국 경제를 예속하는 것이고, 이에 따라 농민과 노동자 등 피해 계층의 고통이 양산될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17대 당시 처리되지 못하고 18대 국회로 넘어 왔다. 18대에는 초선의원이 전체 의원의 절반 가까운 140여 명이 넘는 만큼 새롭게 논의돼야 한다"며 "비준안의 내용을 꼼꼼히 따진 다음에 처리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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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경 2008-11-07 01:09:05
미국은 FTA 재협상 하자고 하는데
한나라당은 뭘 믿고 저렇게 하겠다고 하는지. 진짜 국익을 위해 작전을 짜놓고 잇는것인가.

이순화 2008-11-06 16:43:33
우리만 가서 의원외교 한다고 성과가 나올까.
뭐가 저리 급해서 서두르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상대는 생각도 안하고 있는데 김치국부터 마시겠다는 것이 아니고 뭐냐 이게.
보나마나 17일날 미국 방문해도 미국 의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자기들은 아직 준비도 안돼 있는데 국회 비준부터 하겠다고 하면 말이 되냐.
우리가 먼저 하겠으니 당신들도 해주시오 이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