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장관 '헌재 접촉' 논란... 국회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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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장관 '헌재 접촉' 논란... 국회 파행
  • 석희열 기자·최우성 기자
  • 승인 2008.11.06 17:2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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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 질문 완전 중단... 야당 "위헌적 행위, 진상 규명 요구"

▲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에 대한 대정부 질문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이날 오후 여야 의원들 사이에 말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강 장관(뒤에 앉은 사람)이 물끄러미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입이 또 구설에 올랐다. 6일 그의 발언이 논란이 돼 국회 대정부 질문이 중단되는 등 국회 일정이 진통을 겪었다.

강만수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대정부 질문 경제 분야 질의에서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의 종부세에 대한 헌재 결정 전망을 묻는 질의에 "세제실장이 헌법재판소와 접촉한 결과, 일부 위헌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정부 쪽의 헌재 접촉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등 야당들은 정부의 공식 해명을 요구하며 일제히 반발해 오후 대정부 질문 일정이 중단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이 시간 현재 민주당이 긴급 의총을 열고 있어 국회 일정이 재개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이미 종부세에 대해 위헌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기획재정부가 판결이 임박한 시점에 헌재를 접촉했다는 것은 헌재의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이자, 행정부가 사법부 위에 군림하려는 위헌적 작태"라며 "강 장관은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내용으로 헌재와 접촉했는지 밝히고, 불법적 행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런 식이라면 '헌법 위에 만수 있다'가 될 것 같다"며 "강만수 장관은 더 이상 불법적 행태를 중단하고 당장 사죄하고 물러나라"고 쏘아붙였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이명박 정부는 헌법재판소를 행정부 산하기관으로 아느냐"며 "우리는 더 이상 강만수 장관의 말을 믿을 수 없다. 당장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사법권이 독립되어 있는 나라에서 어떻게 판결 내용을 행정부가 미리 통보받을 수 있는지, 국무총리는 물론 헌법재판소장도 분명하게 이 사실을 밝혀야 한다"며 정부의 해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부성현 부대변인은 "정부와 짜고 치는 고스톱을 벌여왔던 것이라면 헌재의 독립성과 위상은 무참히 훼손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는 한 헌재의 판결을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 진상 조사에 당장 착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이어 "3권 분립의 헌법 정신을 이렇게 경시하는 정부는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이후 처음"이라며 "기획재정부도 위헌적 월권 행위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강만수 장관은 그 입으로 빚은 파국에 대해 불명예 퇴진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또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은 "헌법재판소의 독립적 지위를 무시하고 사법부마저 좌지우지하려는 행정부의 오만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행태"라며 "한마디로 경제수장으로서 자격 미달, 능력 미달, 함량 미달인 강만수 장관을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5시20분께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기획재정부의 헌재 접촉을 강력 규탄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우리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헌정 교란 사건, 헌정 질서 파괴 사건으로 규정한다"며 "이명박 정부의 재발 방지 보장이 있을 때까지 민주당은 한마음 한뜻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0일부터 시작되는 쌀 직불금 국정조사특위 활동 등 국회의 향후 일정에도 상당한 차질이 우려된다.

석희열 기자·최우성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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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진 2008-11-07 00:23:54
어떻게 민감한 시기에 저런 경우 없는 얘기를 막 하나.
장관이나 되는 사람이 저렇게 앞뒤 생각없이 말을 하나.
저렇게 말을 하면 어떤 파장이 일어날지 상상도 못하나?
그러고도 장관 하는거 보면 참 신기하다.

임주성 2008-11-06 20:06:12
그 입 다물라 제발.

쥬얼리 2008-11-06 19:13:57
국회가 너무 조용하면 재미 없지?
그러니 여야가 합작으로 또 이런 공연을 펼치는군.
정부까지 합작했나. 역시 강만수야.
말만 했다 하면 문제네. 입만 열면 뉴스고 신문에 나네.
참 대단한 인물이다.

권위주의 2008-11-06 19:06:23
늘 그 입이 화를 불러오는구나.
강장관을 보니 모든 화는 입으로부터 불러온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구나.
무슨 말만 하면 구설수니 그 사람도 참 박복한 사람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