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회적 갈등해소와 교황 방한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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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회적 갈등해소와 교황 방한의 의미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4.08.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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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이자 칼럼리스트)

▲ '가난한 사람들의 벗'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해 박근혜 대통령의 마중을 받은 뒤 화동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청와대)
ⓒ 데일리중앙
14일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교황의 방문은 국가원수의 공식 방문형식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공항에 나가서 교황을 영접했다. 바티칸 공화국은 이탈리아 로마시에 있는 면적 0.43 제곱킬로미터의 면적에 인구 1천명의 세계에서 제일 작은 나라이다. 이런 나라의 국가원수격인 교황의 방문에 전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는 까닭은 전 세계 12억 카톨릭 신자의 최고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영향력이 큰 세계적인 지도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환영행사에 특별한 점은 환영인사 중에 정부인사와 카톨릭 지도자 이외에 카톨릭 신자 대표와 소외계층을 대표하는 시민들과 세월호 사건의 유족들과 탈북자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나 피해자들이 직접 교황과 대면하게 된 점이다. 이들과의 만남은 교황이 평소에 약자나 소외계층에 대하여 지극한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교황의 소탈함과 인자함은 그가 교황으로 즉위하기 전부터 몸소 실천하고 있었던 성품이었다. 그래서 전 세계인들은 교황을 존경하고 칭송하고 있다.

5일간의 방한 일정을 통하여 청와대 방문과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 광화문 시복미사 봉헌, 음성 꽃동네방문, 서산 해미순교지 방문, 7대종단지도자 오찬,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봉헌 등 신자들과의 여러 차례 만남을 계획하고 있다. 교황의 한국방문은 천주교신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온다. 프란체스코 교황은 대한민국의 사회적 갈등상황을 화해와 용서와 사랑으로 풀어나갈 것을 강조할 것이다.

방문 첫날에는 청와대를 방문하여 대통령과의 면담 자리에서 "가톨릭 교회가 이산가족의 아픔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한반도가 하나가 되도록 기도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황은 연설 참석자들에게 가난한 사람과 취약 계층을 각별히 배려할 것을 여러 차례 당부하기도 했다. 교황은 방한 중에 세월호 유가족을 만날 것이고 탈북자들과 정신대 할머니들과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들도 만나게 될 것이다.

교황의 방한으로 인하여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을 치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는 국민을 위한 봉사와 안전과 생명 보호를 책임지고 해야 하고 국민은 정부를 믿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교황의 행적과 가르침은 국가의 지도자들이 받들어 실천해야 할 과제이다. 갈등과 다툼이 있는 곳에 화해와 사랑을 불어 넣어줘야 한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사욕을 버리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을 교황은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이다.

교황의 방한 목적이 종교적인 목적이라고 교황청은 말하고 있지만 목적이 무엇이든 국민들이 교황방한을 계기로 사랑과 화해를 배웠으면 한다. 교황의 방한에 대해서 종교적인 이유에서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비록 타 종교인이라도 종교의 목적이 같다고 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교황방한의 효과로 천주교의 교세가 확장되는 것을 시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나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기를 바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삶의 궤적에서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는 분이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소외계층을 사랑하고 평화를 주장하는 이 시대의 양심적인 지도자라고 할 수 있겠다. 과격하지 않으며 남을 비난하지도 않으며 소박하고 인자한 분이다. 인품으로 본다면 흠잡을 데 없는 인격자로 보인다.

우리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독선과 이기주의가 갈등을 해소하고 풀 수 있는 열쇠가 되지 못한다. 편 가르기와 폭력성이 화해와 용서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 민주주의의 원칙인 대화와 타협이 없이는 사회적 혼란을 잠재울 수가 없다. 어떤 경우에도 진정성이 없이 사태의 해결을 할 수 없다. 신뢰와 약속을 깨뜨리고는 사회의 안정을 바랄 수 없는 것이다.

교황 취임 후 아시아국가로는 최초로 우리나라 방문이 이루어 진 것은 매우 뜻 깊은 사건이다. 교황의 메시지가 국민 모두에게 각인되어 평화로운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우리사회의 갈등의 요소인 정치권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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