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별법 합의 또 불발... 여야, 재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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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특별법 합의 또 불발... 여야, 재협상?
  •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14.08.2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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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여야 합의를 두번씩이나 뒤집다니"... 새정치, 대통령 결단 촉구

▲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극적으로 타결한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이 또다시 불발될 운명에 놓였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합의안을 발표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여야 원내대표가 극적으로 타결한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이 또다시 불발될 처지에 놓였다.

꽉 막힌 정국을 뚫을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는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담판을 통해 쟁점을 타결하고 세월호 특별법 2차 합의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당내 반발로 합의안이 추인되지 못하고 있는 것. 게다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무늬뿐인 특별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하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유민이 아빠(김영오씨)는 성역없는 진상조사와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8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상 목숨을 걸고 사선을 지나고 있는 것이다.

정의당과 통합진보당 등 진보 야당들도 한 목소리로 유가족들의 뜻이 반영되지 않은 특별법은 수용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의당 의원단은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20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처럼 세월호 정국 속에서 여야의 강경 대치가 계속되면서 대통령의 결단과 같은 극적인 돌파구가 없이는 정기국회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새누리당은 지난한 협상 끝에 극적으로 타결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 합의가 야당 내 이견으로 두 번이나 뒤집힌 것을 한탄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0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여야 합의를 두 번이나 뒤집고, 대화와 타협의 의회정신을 깨는 것은 다음다음의 문제"라며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민생·경제 살리기"라고 말했다.

지금 국회는 세월호 블랙홀에 빠져 국민을 위한 민생·경제 법안들을 하나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김 대표는 "국회가 세월호에 묶이는 동안 경제 활성화의 골든타임은 화살처럼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경제침체 위기를 탈출할 절체절명의 기회가 눈앞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며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김 대표는 또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우리는 세월호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사고수습 대책을 세우겠다고 국민께 눈물로 약속을 드렸다. 여러분이 원하시는 국가대혁신 과제를 완수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를 믿고 맡겨달라"고 호소했다.

야당과의 협상을 주도한 이완구 원내대표는 '우리 사회의 근간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법과 원칙, 그리고 기본이 지켜야 한다'는 당위성를 강조하며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을 저의 아픔 이상으로 느껴가면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중진의원들은 야당에 더 참고 양보하라고 지도부에 조언했다. 그리고 야당에게는 여당과 합의하기 전에 유가족부터 만난 뒤 협상 테이블로 나오라고 주문했다.

강창희 의원은 "나라를 끌고 이끌어가는 여당으로서의 역할은 항상 참고, 더 기다리고, 더 양보하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어려운 때일수록 더 참고, 더 기다리고, 더 숙고하면서 간다면 어려운 실타래도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은 "야당 대표들이 합의에 진정성이 있으려면 먼저 유가족 대표와 합의해야 한다. 유가족 대표와 문안을 써서 '우리가 이렇게 여당과 합의하려고 한다. 이것은 양보할 수 있다. 이것은 절대 양보 못한다' 하는 것을 유가족 대표와 이야기한 뒤 여당과 합의해서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은지 서로를 바라보며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 데일리중앙
새정치연합은 현장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원내대표)은 유가족을 만나 설득하며 진정성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박영선 위원장은 이날 아침 국회오 오기 전에 광화문에서 38일째 단식중인 유민 아빠를 만나고 왔다. 저희들이 잘못했으니 용서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박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당 공식회의에서 "유민 아빠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유민 아빠를 만나주시면 아빠가 대통령 뵙고 말씀 들어보고 단식을 중단하시겠다고 한다'라고 오늘 당회의에 가서 발언하겠다고 얘기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이제 박 대통령도 유민 아빠를 만나셔서 세월호 참사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셔야 한다"고 청와대를 압박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과 유기홍 수석대변인도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진성성을 보이려면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의원단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위한 세월호 특별법,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의원단은 "내 가족은 구하지 못했지만 우리 국민들은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처절한 절규를 국회가 제대로 받아 안지 못했다"며 "정의당 의원단은 국회의 일원으로서 정치와 국회의 사명을 다하지 못한 점에 국민여러분께 참으로 죄송스럽다"고 단식농성 배경을 밝혔다.

▲ 심상정 원내대표 등 5명의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정의당 의원단은 20일 아침 박근혜 대통령의 집무실이 바라보이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의원단은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사진=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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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이어 "세 번이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약속하며 '유족의 뜻이 가장 우선'이라던 박근혜 대통령이 정녕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다면 결단해야 한다"면서 "유족이 동의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특별법의 빠른 처리를 위해 지난 19일 밤 단독으로 22일 임시국회 소집을 요청했다.

새누리당이 임시국회 소집에 동의하면 여야가 재협상을 통해 오는 25일 이후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세월호 특볍법을 처리할 수도 있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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