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쓰나미에 한국증시 공황
코스피 사상 첫 세 자리 수 낙폭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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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쓰나미에 한국증시 공황
코스피 사상 첫 세 자리 수 낙폭 기록
  • 석희열 기자.대신증권 기자
  • 승인 2007.08.16 2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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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을 건너 온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광풍이 16일 한국 증시를 덮쳤다. 이 여파로 한국 증시는 공황을 넘어 혼수 상태에 빠져 신열을 토했다.

진원지인 미국은 물론 유럽을 뒤흔들며 아시아를 관통한 '모기지 쓰나미'의 위력은 상상력을 뛰어넘는 초특급 핵폭풍이었다. 사정권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 금융시장이 오히려 밤 사이 불어닥친 쓰나미 회오리에 직격탄을 얻어맞았다. 이로 인해 코스피 시장이 정신을 잃고 기절한 것이다.

오늘 코스피 지수는 어제보다 125.91포인트(6.93%)나 폭락한 1691.98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하루 낙폭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특별한 '해독약'을 투여하지 않고는 기력을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광복절 하루 휴식을 취한 것이 오히려 독약이 됐다. 이틀분 해외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매수세가 1조원 이상 투입되는 등 기관이 긴급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이 1조원 이상 내다 판데다 개인마저 팔자로 돌아서면서 요동치는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한국 증시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의 금융시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에 휩싸이면서 동반 폭락했다.

이런 가운데 선물지수가 5% 이상 급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올 들어 두번째 발동되는 등 주식시장이 하루 종일 대혼란을 겪었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한국전력, 국민은행, 신한지주, 하이닉스반도체,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이 일제히 내렸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현대상선, 대한해운, 흥아해운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최근 상승장을 이끌었던 조선과 해운, 기계업 등의 낙폭이 특히 컸다. 증권업종 지수도 13% 가까이 내려앉았다.

코스닥 지수도 77.85포인트 내린 689.07포인트로 마감해 나흘째 하락하며 7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도 사이드카 조치가 내려졌다. 특히 오후 들어 코스닥 지수가 전일대비(8/14) 10% 이상  폭락한 상태로 1분간 거래가 지속됨에 따라 서킷 브레이커까지 발동돼 매매거래가 20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 주식시장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2006년 1월 이후 사상 두번째다.

태웅과 키움증권, 주성엔지니어링이 하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NHN과 LG텔레콤, 하나로텔레콤, 아시아나항공, 메가스터디, 서울반도체 등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 행진했다.

정부는 이날 미국발 글로벌 신용쇼크 파장이 국내 금융시장에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재경부·금감위·한은 등으로 구성한 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석희열 기자·대신증권 기자

석희열 기자.대신증권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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