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말로는 '예산절감', 실제는 경상경비 대폭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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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말로는 '예산절감', 실제는 경상경비 대폭 늘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11.25 11:14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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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따로, 실제 따로 헛공약' 지적 높아... 조영택 의원 "경상경비 증액 철회" 촉구

▲ 정부가 제출한 2009년도 경상경비 예산안 현황. (단위 : 억원, %)
ⓒ 데일리중앙
▲ 민주당 6정조위원장 조영택 의원.
민주당 조영택 의원이 25일 정부가 제출한 새해 경상경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예산을 줄이고 조직의 군살을 빼겠다며 의욕적으로 추진한 정부조직 개편 취지가 상당부분 퇴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새해 예산안에 따르면, 경상경비 예산은 총 17조4184억원으로 2008년 대비 8693억원(5.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운영비 항목이 14조292억원으로 2008년 대비 8498억원(6.4%) 늘어났다.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조직 축소를 공언해놓고 정작 예산은 늘려잡은 것. '말 따로, 현실 따로'인 셈이다.
 
이는 올해 3월 10일 기획재정부와 3월 24일 국토해양부의 업무보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예산 10% 절감 활용 추진' 지시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다. 새해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경상비를 1조7000억원 줄이겠다던 정부의 애초 약속이 공수표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정부의 간섭과 개입을 최소화하는 작은 정부를 외치며, 나라 살림을 알뜰하게 운영해 국민 부담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추진한 정부조직 개편으로 장관급 10명, 차관급 6명, 고위공무원 100여 명 등 모두 3700명 안팎의 인력이 감축됐다. 그러나 경상경비 예산은 오히려 늘어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더욱 기이한 것은 예산 절감과 업무 효율을 위해 통폐합된 부처의 경상경비 예산 증액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문화관광부와 국정홍보처가 통합된 문화체육관광부의 2009년도 경상경비는 2830억원으로 2008년 두 부처의 경상경비를 합친 1981억원보다 무려 849억원(약 43%)이나 많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가 통합된 교육과학기술부 역시 2008년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의 경상경비 모두를 합친 2861억원에 비해 527억원(18%)이 늘어난 3388억원의 경상경비 예산이 편성됐다.

특히 전체 경상경비 가운데서 영수증 없이 쓸 수 있는 예산인 특수활동비를 살펴보면 더욱 가관이다.

정보통신부가 폐지되었음에도 정통부가 사용하던 34억7000만원의 특수활동비를 신설되는 방송통신위원회에 29억3600만원, 지식경제부에 6억4300만원씩 나눠서 증액 편성했다.

폐지된 과학기술부의 특수활동비 22억5800만원은 새로운 기준과 수요에 대한 고려 없이 통합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 특수활동비로 승계돼 23억5500만원으로 증액됐다.

모든 사업을 제로 베이스(zero-base)에서 재검토해 예산의 거품을 걷어내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이명박 정부의 약속이 헛된 공약임을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로 지적됐다.

조영택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10% 예산절감원칙과 정부조직개편을 통한 예산 효율성 증대 논리는 허구로 드러났으며, 작은 정부론도 말 뿐인 구호였음이 명백해졌다"며 "1% 특권층을 위한 감세정책, 대형 건설사만을 위한 SOC예산 증액, 국민의 고통을 도외시한 경상경비 예산 증액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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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국물 2008-11-25 19:52:08
새해 예산안은 다음달에 확정될 것인데 심의 과정에서 조정하면 되겄네.
부당하게 예산이 편성되었으면 그걸 합리적으로 국민의 입장에서 조정하라고
국회의원들이 있는것이지. 그러니까....~

이정구 2008-11-25 16:50:49
이것이네.
국민은 언제나 봉이지.
작은 정부 예산절감 외칠때는 언제고 경상경비를 저렇게 늘렸다는거야.
게다가 인력과 조직은 축소하면서 예산은 증액 편성하면은 뭐하겠다는 거야.
몇배로 불어난 예산 몇명이서 다 해먹겠다는거잖아. 조직 축소전에도
중앙정부는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했는데, 신의 할아버지도 들어가고 싶어하겠군.

개미군단 2008-11-25 13:57:12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돈도 여지없이 많겟다.
저런 눈먼 돈 내한테는 왜 좀 없는지 모르겠다.
10명이 1000원쓰던 것을 5명으로 줄여놓고 예산은 오히려 2000원으로 올렸다는거 아냐.
한사람당 100원 돌아가던 예산이 400원으로 늘어났으니 얼마나 씀씀이가 헤프겠나.
이명박 정부, 아마 세계 기네스북에 오를거야.

왕지퍼 2008-11-25 12:11:54
남아 있는 사람들끼리 돈잔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지네들끼리 돈방석에 앉아 누구처럼 마사지받아가면서 펑펑 쓰겠다는 심산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