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북한 권력실세 3인방의 인천상륙
이 남북화해의 단초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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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북한 권력실세 3인방의 인천상륙
이 남북화해의 단초가 될 수 있을까?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4.10.05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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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 겸 칼럼리스트)

▲ 북한내 권력서열 2위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3위인 최룡해 당 비서, 4위인 김양건 대남비서(왼쪽부터)로 구성된 북 고외 방문단이 3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인천을 방문했다.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인천 아시아게임 폐막식에 맞춰 인천공항에 입국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겸 국가체육위원회 위원장,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겸 통일전선부장 일행은 류길재 통일부장관과 인사를 나누고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을 비롯한 정부 대표단과 점심을 한 후에 정홍원 국무총리를 면담했다. 이들의 방한은 명목상으로는 북한선수단을 격려하고 폐회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방한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정치적인 회담을 하기위한 사전포석으로 보인다.

북한내 권력서열 2위인 황병서와 3위인 최룡해, 4위인 김양건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북한 내의 최고의 실세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위상이 높은 사람들이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경호요원을 대동하고 나선 것으로 보아 위상을 짐작할 수 있었다. 북한은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 비난을 쏟아 부을 만큼 적대적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북한권력자들의 방한은 파격이었다. 정부는 이들의 방한을 주목하고 향후 남북관계 개선에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 지 충분한 연구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북한은 핵개발로 인하여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고 믿었던 중국으로부터 엄청난 배신을 느꼈다. 중국은 자국의 실용노선과 배치되는 전략을 갖고 있는 북한을 일방적으로 도와줄 수 없는 상황에 다다랐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수 십 년에 걸친 의리를 지켜왔고 3대 세습을 통한 북한식 철권통치에 대해서 더 이상 인정하기를 거부한 것이다. 장성택의 처형은 중국 지도부의 공분을 살만한 사건이었다.

북한은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고 일본과도 수교협상을 벌이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지원이 없는 한은 국제외교에서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인식했다. 최근에 북한은 리수용 외무상이 유엔총회에 참석해서 회원국들로부터 왕따 수준의 대접을 받고 성과 없이 귀국했고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유엔회원국들의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외교적으로 고립되고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았다.

내부적으로는 식량난과 에너지난이 심각한 수준에 와있고 김정은 체제에 대한 경제적인 불만도 내부적으로 팽배해 있다고 보인다. 개방의 물결이 은은하게 스며들어가고 있고 돈의 중요성을 알게 된 북한인민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는 것도 인민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어 보인다. 북한은 남북대화를 통해서 인민의 불만을 돌리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 북한정권은 우리의 실질적인 도움도 절실하다. 5.24 조치의 해제를 원하고 대북제제를 풀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 이병익 칼럼리스트.
ⓒ 데일리중앙
어제 이들의 방한은 우리정부를 떠 본 술책이라고 보인다. 우리 정부가 어떻게 반응을 보일 것인지에 대해서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다. 국내의 여론도 한번 떠 보고 각종 언론에서 자신들의 방한에 대해서 이슈로 삼아서 북한에 대해서 동정적인 분위기가 일어나도록 기대할 것이다. 그래서 북한은 고위층 3인의 방한에 대해서 실리가 있었다고 판단할 것이다. 우리가 기대를 가져보는 것은 고위급 회담에 대해서 북한 측이 선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의 눈에는 북한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 은근한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외형적으로는 아시아게임을 빌미로 하여 북한의 최고실세를 방한케 하고 정치적인 목적이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은 정치를 하고 돌아간 것이다. 대통령 면담은 완곡하게 거절하는 모양새도 갖추면서 급한 게 없다는 듯이 위장을 했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긍정적인 여론도 얻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북한이 5. 24조치를 해결은 진정으로 바란다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재발방지 약속과 그동안 거부해왔던 북한이 거부한 금강산 관광 중에 피살된 박왕자씨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라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금강산 관광객을 살해하고도 사과가 없는 북한 정권이라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명분이 없는 것이다. 정부가 5.24 조치를 조건없이 해제한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정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정권은 경제지원을 얻으려고 한다면 지금까지 보여줬던 적반하장의 뻔뻔한 도발행위를 중단하고 최소한의 유감표명이라도 있어야 할 것이다.

3인의 권력실세들을 인천으로 입국시킨 북한의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북한은 계속적으로 성공하는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고 경제난을 해소하려면 대한민국과 척을 지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북한 정권에 이롭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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