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민주당, DJ·햇볕정책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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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민주당, DJ·햇볕정책 격돌
  •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 승인 2008.11.27 19:2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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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 "햇볕정책은 인공조명정책"... 조정식 "남북화해 상징"

▲ 김대중 전 대통령(가운데)과 햇볕정책을 두고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오른쪽)과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이 27일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 데일리중앙
김대중 전 대통령과 햇볕정책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27일 맞붙었다. 한나라당은 주력 대변인 두 사람을 내세워 햇볕정책 비판에 총공세를 펼쳤다. 민주당이 대응에 나섰지만 적극 방어하지 못하고 힘에 부치는 듯했다.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먼저 김대중 정부의 대북 정책인 '햇볕정책'을 집중 공략했다. "햇볕정책의 실체는 인공조명정책에 불과하다"고 독설했다.

그는 '이상해지는 김대중 전 대통령' 제목의 이날 논평에서 "진짜 햇볕이었다면 지난 10년 동안 북한 당국이 땀을 흘려도 한 말을 흘렸을 것이고, 옷을 벗어도 몇 번 벗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은 10년 동안 오만과 심술의 옷을 몇 겹이나 끼어 입었다"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싸잡아 비판했다.

또 "진짜 햇볕이었다면 10년 간 빛을 비추느라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북한에 수십조원을 퍼부었는데도 북한 주민의 생활은 전혀 좋아지지 않고 오로지 당 간부들 배 둘레만 커졌다. 그래서 햇볕정책이 아니라 '인공조명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차 대변인의 독설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로 곧장 향했다. 김 전 대통령이 최근 판단력을 잃고 이상해지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거짓 햇볕을 끄니까 김대중 선생님께서 이상해지고 있다"며 평소 잘 쓰지 않던 '선생님'이라는 호칭까지 갔다 붙여 신경을 건드렸다.

그는 이어 "자기 후임이고 자기 나라 대통령인 이명박 정부에 대해 '남북 관계를 의도적으로 파탄낸다'든지, '성공 못할 것'이라든지 공공연한 저주를 퍼붓고 있다"며 "북한이 원래 바라는 것이 '친미 국가'라는 해괴한 주장까지 하고 있다"고 조롱했다.

같은 당 윤상현 대변인도 김대중 전 대통령 '흠집 내기'에 가세했다.

윤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햇볕정책의 녹슨 새장에 갇혀 있는 앵무새와 같다"고 쏘아붙였다.  

윤 대변인은 "남북 관계를 의도적으로 파탄내고 있는 것은 바로 북한 정권인데도 김 전 대통령은 비방과 욕설로 도배질된 북한의 대남 정책에 대해서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다"며 "국민을 우롱한 것이다.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사실 왜곡을 하는 김 전 대통령의 저의가 실로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당장 '망언'을 집어치우라"고 발끈하며 대응했지만 소극적으로 비춰졌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햇볕정책은 남북 화해의 상징이자 전 세계가 인정한 평화정책"이라고 주장하며 한나라당의 총력 공세에 맞섰다.

조 대변인은 특히 김 전 대통령을 '새장에 갇힌 앵무새'에 빗댄 윤상현 대변인에게 관련 발언의 취소와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가 원로의 고언을 녹슨 새장의 앵무새라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수구 냉전의 철창에 갇혀 세상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안쓰러울 따름"이라고 개탄했다.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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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규 2008-11-27 21:51:28
한나라당 대변인이 이렇게 논평했다고 하네.
설마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반정부투쟁을 배후조종까지 할까마. 말도 안된다.

오바마류 2008-11-27 21:34:04
어떻게 전직 대통령을 두고 막말을 주고 받을 수가 잇지.
누가 보면 뭐라고 하겠나. 참 부끄러운줄을 알아야지.
허물이 있다고 해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두환하고는 다르지 않나.
정책이야 서로 입장에 따라 달리 해석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 막대 먹은 말은 삼가해야 한다. 정치에는 금도가 없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