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공사, 회사는 '빚잔치' 사장은 해마다 '억대 돈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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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공사, 회사는 '빚잔치' 사장은 해마다 '억대 돈잔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4.10.22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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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만공사, 8년 만에 부채 143배 증가... 사장 성과금 1억8779만원 챙겨

▲ 국회 농해수위 새정치연합 황주홍 의원은 22일 울산항만공사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항만공사들의 도적적 해이와 방만경영 실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4개 항만공사 사장들은 대부분 회사의 빚더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억대의 성과급을 챙기는 것으로 지적됐다.
ⓒ 데일리중앙
항만공사들의 도적적 해이와 방만경영이 또다시 국회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때만 되면 유행가처럼 다시 흘러나오는 것이다.

생긴지 10년 안팎인 전국의 4개 항만공사(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의 총 부채가 2013년 말 기준 3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인천항만공사의 경우 2013년 부채가 공사 설립 당시인 2005년에 견줘 143배의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항만공사들이 빚잔치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사장들은 해마다 억대의 성과급을 받으며 돈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22일 국회 농해수위 새정치연합 황주홍 의원 국감자료를 보면, 항만공사 4곳 중 2곳의 부채가 1조원 안팎인데 사장들은 1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챙겼다.  심지어는 성과급이 기본급(연봉액)을 웃도는 경우도 있었다.

부산항만공사는 2004년 설립년도 말 부채 3241억원, 부채비율 10.35%였으나 9년이 지난 2013년 부채 1조5424억원, 부채비율 41.95%로 증가했다.

인천항만공사는 2005년 설립년도 말 부채 38억원, 부채비율 0.19%였으나 2013년 부채 5524억원, 부채비율 26.19%. 설립 후 10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부채가 무려 143.66배 폭증한 것이다.

울산항만공사는 2007년 설립년도 말 부채가 37억원(부채비율 2.4%)이던 것이 6년이 지난 2013년 현재 258억원(부채비율 4.55%)으로 불어났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2011년 설립년도 말 부채 1조392억원, 부채비율 72.7%였으나 2013년 부채 8902억원, 부채비율 63.5%로 유일하게 감소했다. 그러나 재무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이렇게 부채가 해마다 급증세를 보이며 회사가 빚더미를 떠앉게 돼도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사장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 눈치다.

그보다는 억대의 성과급과 자리 보전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 항만공사 사장들이 챙기는 성과급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자.

부산항만공사는 2011년, 2012년 성과급으로 각각 1억2905만원, 1억3597만원을 사장에게 지급했다.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2011년 1억2905만원, 2012년 1억3597만원, 2013년 1억8779만원 등 해마다 억대의 성과급으로 현금 잔치를 벌였다.

울산항만공사도 2011년 1억1566만원, 2012년 1억2658만원, 2013년 1억4815만원을 사장에게 성과급이라며 지급했다.

특히 인천항만공사의 경우 2012년 기관경영평가 등급이 'A'에서 2013년도 'C'로 떨어졌고, 기관장 평가에서는 2012년 'A'를 받았다.

김춘선 사장은 2012년도 성과급으로 연봉의 116%를 더 받았고, 2013년은 4개 공사 기관장 중에서 가장 많고, 본인 연봉의 1.6배의 성과급을 챙겼다.

물론 공공기관장의 성과급은 항만공사가 내부적 결정에 따라 지급하는 건 아니다.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거 경영평가 실적에 따라 결정된 비율로 지급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회사는 빚더미인데 임직원들이 해마다 국민 세금으로 돈잔치를 벌이는 이 기이한 풍경을 이해할 국민은 많지 않아 보인다.

4개 항만공사 직원들의 평균 연봉도 7000만원이 넘는다. 한 달 평균 590여 만원씩 받는다는 얘기다.

황주홍 의원은 "항만공사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으로 경영진은 무거운 도덕적 책임감으로 보편적인 국민 눈높이에 맞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항만공사들은 한 목소리로 성과급은 기획재정부 경영 실적 평가에 따른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사장 성과급은 기획재정부의 1년 경영실적 평가에 따른 것으로 공사에서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데 대해선 "북항 재개발 사업에 기반 시설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들어가는 개발 사업비로 부채가 자연 증가한 것"이라며 "부지를 조성하고 토지를 매각, 자금을 회수하면 부채는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항만공사와 울산항만공사 쪽도 비슷한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신항과 인천 신국제여객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의 70%를 공사가 회사채를 발행, 감당하면서 부채가 늘어난 것"이라며 "매년 100억원 이상 매출이 증가하는 등 경영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이 4.55%로 4개 항만공사 가운데 가장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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