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 '빨간불'... 기업 86% "사업계획 못 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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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 '빨간불'... 기업 86% "사업계획 못 정해"
  • 이성훈 기자
  • 승인 2008.12.08 13: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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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사업 추진 계획 없는 기업도 53.5%... 규제 완화 및 금리 인하 주문

통상 11월 중에 확정되던 기업들의 내년도 사업 계획이 12월 들어서도 확정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의 기업들은 아예 내년도 신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향후 성장 동력의 약화가 우려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우리 기업의 2009년 사업 계획과 정책 과제'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들의 85.8%가 아직 2009년도 사업 계획을 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사업 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기업들은 첫째로 '금융 위기 등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정하기 어렵다'(38.5%)는 점을 꼽았다. 다음으로 '내년도 환율 기준을 설정하기 어렵다'(27.6%), '사업 전망 등이 불투명해 신규 사업 추진 여부를 정하기 어렵다'(23.3%) 등의 순이었다. '애로 사항이 없다'는 기업은 5.1%에 불과했다.

전자부품업체 ㄱ사는 유망 분야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사업에 진출하기로 하고 관련 업체를 인수합병(M&A)할 방침이었으나 최근 시장 상황이 악화돼 유상증자가 어려워지면서 내년도 사업 계획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홈네트워크 제조업체 ㅂ사는 최근 수출 물량이 급감하고 은행 대출도 중단되면서 보유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회사를 유지하는 일이 급선무라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응답기업들(사업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기업 포함)은 글로벌 금융 위기에 대한 대응 방침으로 '감량 경영'(53.5%)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러나 '평소와 다름없이 대응하겠다'는 응답(37.8%)이나  '타기업 M&A 및 신규 사업 확대 등 공격 경영'을 하겠다(8.7%)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특히 대다수 기업들은 내년도에 올해보다 투자나 사업 규모를 줄이는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투자의 경우 내년도에도 올해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56.4%로서 줄이겠다는 응답(33.1%)보다 많았으며, 확대하겠다는 응답도 10.5%였다.

사업 규모 역시 올해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65.1%로 축소하겠다는 응답(25.8%)을 압도했으며, 확대하겠다는 의견은 9.1%였다.

이러한 설문 결과에 대해 대한상의는 "우리 기업들이 금융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성장 동력이 더 이상 약화되지 않도록 고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2.5%가 향후 회사가 먹고 살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혀 미래 먹거리 확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년도에 신사업 영역이나 신제품 개발 등의 신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53.5%로 절반을 넘는 것도 경제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상의는 "기업 의욕이 위축되면서 신사업을 동결하게 되면 금융 위기 이후의 환경에 준비할 수 없음은 물론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 또한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최근의 금융 위기에 대해 기업들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한다는 측면의 대응과 함께 미래 수익원 확보의 호기로 활용한다는 측면의 대응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기업을 돕기 위해 중점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로 기업들은 ▲규제 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32.0%) ▲금리 인하, 재정 지출 확대 등의 경기 부양(30.6%) ▲자금난 등의 기업 애로 적극 해결(28.7%) 등을 주로 주문했다. 대기업은 규제 완화를, 중소기업은 자금난 해결과 경기 부양을 가장 시급한 정책 과제로 선택했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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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호 2008-12-08 15:40:30
3`4년은 가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 사람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10년 갈 것이라는 사람도 있던데.
기업들이 저러는 것도 한편 이해되지만 이런때일수록 기업이 경제주체로서
제몫에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자면 투자도 늘려야 하고 고용도 창출해야
하는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