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평양에 다녀온 그녀들의 통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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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평양에 다녀온 그녀들의 통일이야기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4.11.23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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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 칼럼리스트)

▲ 이병익 칼럼리스트.
ⓒ 데일리중앙
2014년 11월 19일 저녁 8시 조계사의 전통문화예술 공연장에서는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서울본부가 '북한을 바로 알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공연 토크쇼가 열렸다. 토크쇼의 대담자는 황 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과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의 저자 신은미씨다. 이 행사의 취지는 그들이 말하는 대로 북한을 바로알자는 것일지는 몰라도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이해와 편견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 날은 유엔의 제3위원회가 열려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 날이다. 이 날 토크쇼에서는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 황 선씨는 "한국 언론들이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이야기를 하며 떠들썩한데 중요한 건 실제로 거기 주민들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진짜 인권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북한의 상황을) 참 다행이라고 여길 것"이라는 황당한 말을 했다. 북한의 인권상황이 대수롭지 않다는 뜻으로 유엔이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의미로 들렸다. 그들의 눈에는 선택받은 사람들만 사는 평양만 북한의 전부인 것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나 북한 전체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상식이다.

이 날 행사의 팜플렛에는 깜짝 게스트는 와서 확인하라는 문구가 눈에 띠는데 이날 깜짝 게스트로 임수경 새정연의원이 등장했다. 임수경의원은 우연히 들렸다가 참석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깜작 게스트를 예고하고 와서 확인하라고 한 것이 무슨 의미인지 임수경의 등장으로 알게 된 것이다. 북한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평양원정 출산의 황 선, 재미교포인데 미국보다는 한국에 더 오래 머무는 신은미, 평양축전 참여자 임수경 3인의 등장은 참석자의 눈길을 끌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멤버의 구성으로 보인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대해서 황 선씨는 한국 사회의 억울한 양심수와 똑같은 반열에 두고 이야기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북녘에서 사기, 절도, 폭력, 뇌물은 굉장히 심한 자본주의 범죄이고 그게 정치범, 사상범인 것이고 자본주의 물이 들어서 생긴 범죄"라고 말했다. 신은미씨는 북한은 '누구나 인트라넷으로 드라마를 내려 받아 보고, 초등학생도 휴대전화를 보며 평양 거리를 걸어 다니며 맥줏집엔 미남미녀가 잘 차려입고 드나드는 곳' 이라고 말하고 황 선씨는 '세쌍둥이를 낳으면 노동신문이 보도하고 헬기를 보내서 산모를 데려올 정도로 나라의 경사로 대접해주고 아이들이 6㎏이 될 때까지 섬세한 제도와 마음으로 키워주는 곳' 이라고 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정치범, 사상범의 가족을 전부 엮어서 수용소로 보내는 나라가 있었던가? 과거 공산주의 체제에서는 있었을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렇게 하는 나라가 없다. 가족뿐인가 직계, 방계 혈족까지도 모조리 강제노동수용소로 보내는 끔찍한 나라다. 공개처형이 이루어지고 인민을 동원하여 처형장면을 보게 하는 그런 비 인륜적인 행위가 있는 나라가 북한이라는 사실을 이들은 알고 있을까

사회주의에서는 애 하나를 낳아도 국가가 키워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데 세쌍둥이를 낳으면 나라의 경사인 것은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우리나라도 세쌍둥이 낳으면 언론에도 보도하고 각 단체에서 축하하고 물질적인 도움도 준다. 그것이 김정은의 은혜라면 쓴 웃음이 나온다. 신씨의 주장은 더욱 황당하다. 인트라넷으로 드라마를 내려 받아 본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다. 설마 한국드라마나 가요도 볼 수 있다는 말인지 궁금하다. 초등학생이 휴대전화를 보며 걷는다고 하는데 압구정동에서 본 것을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평양에서 맥주집에 잘 차려입고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것은 다행스럽지만 그것이 북한 인민의 일상은 아닐 것이다.

평양에 강물이 깨끗하고 녹조가 없는 것은 마음대로 자랑해도 될 만한 것이다. 앞으로 이런 말을 하고 다니면 충분히 공감을 받을 것이니 얼마든지 하고 다녀도 좋을 듯하다. 그러나 코끼리 다리를 만져보고 전체를 다 아는 듯한 언행은 삼가는 것이 좋겠다. 북한은 하나의 얼어붙은 동토의 공화국이었다. 북한은 인민의 자유와 권리는 없고 독재추종과 일방적인 의무만 있는 집단이다.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는 이유가 인권탄압이 일상적이고 국제사회의 관례와 예의를 모르는 막무가내식의 편협성에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인민은 굶어죽어 가는데 독재자는 프랑스제 꼬냑에 독일제 벤츠에 스위스제 치즈를 공수해서 먹는 이해가 불가한 나라다. 콘써트를 전국으로 확대해서 투어를 할 것 같은데 제발 돈은 받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데서 공개적으로 해보기를 권한다. 관객의 질문도 받고 하면서 소통을 하는 콘써트를 해보기를 바란다. 당당하다면 돌멩이 세례도 각오하고···.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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