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귀국해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두 사람은 23일 저녁(한국시간) <알 자지라> 뉴스 프로그램에 환자복 차림으로 출연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동료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탈레반의 결단을 촉구했다. 특히 김경자씨는 울먹이며 "동료들을 제발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붙잡혀 있는 동안 탈레반이 자신들을 나쁘게 대우하지 않았으며 음식, 약, 담요같은 기본적인 것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료들을 남겨 두고 저희들만 풀려난다는 것이 너무 고통스럽고 가슴 아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지나씨는 "저희가 가족 품으로 돌아와 기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남은 동료들 생각에 한 숨도 못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나씨는 그러면서 "생명과 가족을 가장 우선시 여기는 것이 이슬람의 가르침이라고 들었다. 우리 동료들을 제발 하루 빨리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알 자지라>는 이날 아프간 현지에서 통역 역할로 샘물교회 봉사단에 합류한 이지영씨가 자신이 풀려날 수 있는 기회를 다른 동료에게 양보했다고 보도했다.
김지나씨는 "우리는 지영 언니가 혼자 남겠다고 자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걱정했다"며 "그러나 탈레반은 (스스로 남기로 한) 언니를 위로하기 위해 가족에게 편지를 쓰도록 배려했고, 곧 풀려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내비쳤다"고 말했다.
또 김경자씨는 "지금 이 순간도 남아 있는 19명의 동료들을 생각하고 있다. 풀려났다는 기쁨보다 동료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들이 빨리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탈레반에 거듭 눈물로 호소했다.지난 17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뒤 치료를 위해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한 두 사람은 이날 <알 자지라>를 통해 처음 모습이 공개됐다.
김원태 기자 kwt610@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