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노동자, '같이 살자' 70m 굴뚝위 고공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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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노동자, '같이 살자' 70m 굴뚝위 고공시위
  • 최우성 기자
  • 승인 2014.12.13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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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이창근 기획실장... 회사 보안팀, 침탈?

▲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두 명이 "함께 살자"며 13일 새벽 4시10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안 70m 굴뚝 위에 올랐다.
ⓒ 데일리중앙
"같이 살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기획실장이 13일 새벽 4시10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안 70m 굴뚝 위에 올라 농성을 시작했다.

5년 전 쌍용차 정리해고를 막아내기 위해 서맹섭·김봉민·김을래 노동자가 올랐던 바로 그 굴뚝이다. 당시 이명박 정권은 헬기로 최루액을 쏟아 부었고, 세명의 노동자는 86일 만에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내려왔던 굴뚝이다.

이날 아침 7시께 김정욱·이창근 두 해고노동자와 통화를 한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는 "체감기온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한겨울, 겨울바람이 굴뚝을 뒤흔드는 곳에 두 노동자가 위태롭게 서 있디"고 전했다.

두 노동자가 영하 20도의 칼바람속에 굴뚝 맨 꼭대기에 위태롭게 서 있는 것은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과 연대를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호소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5년 전 "함께 살자"고 했던 그 외침을 다시 전하기 위해서다.

쌍용자동차는 다시 살아났다고 한다. 2009년 이후 내수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고, 새해 1월에는 3년여의 개발 끝에 선보이는 가솔린 소형 SUV 티볼리가 나올 예정이다.

또 내년 상반기 안에 경쟁력이 높은 디젤 티볼리가 생산될 예정이다.

그러나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추운 겨울 한뎃잠을 자며 복직을 요구하며 일터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 2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저 세상으로 떠났다. 투쟁이 얼마나 참혹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동자들은 "쌍용자동차 죽음의 숫자를 25명에서 멈춰야 한다. 2000일, 절망과 고통의 시간이 너무 길었다. 회사가 진정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해고자들을 안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13일 새벽 평택 쌍용차 공장 안 70미터 굴뚝 위에 올라가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베 대비해 메트리스를 깔고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 데일리중앙
쌍용차 회사 쪽은 두 노동자를 끌어내기 위해 경비직원으로 구성된 보안팀을 굴뚝 위로 올려 보낼 작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또다른 사고의 우려도 나온다. 보안팀이 농성장을 침탈할 경우 굴뚝 위 노동자들이 어떤 행동을 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김정욱·이창근 두 사람은 2008년 회사가 정규직을 해고하기 전에 35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내쫓을 때, 하청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 때 그들의 곁에서 함께 했던 노동자들이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는 "이제 쌍용자동차 동료들이 두 노동자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손을 건네야 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무사히 굴뚝에서 땅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최우성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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