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한미FTA 조건부 찬성 당 지도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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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한미FTA 조건부 찬성 당 지도부 비판
  • 김주미 기자
  • 승인 2008.12.1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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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천정배 의원.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17일 미 행정부의 비준안 의회 제출을 전제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찬성 입장을 밝힌 당 지도부를 강력 비판했다. '선 대책, 후 비준' 입장도 당론으로 채택된 적이 없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원혜영 원내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선 비준에는 반대하지만 미 행정부가 의회에 FTA 이행 법안을 제출할 경우, 우리 국회에서 30일 내에 비준안과 관련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한 데 대해 정면 반박한 것이다.

천 의원은 "한미FTA는 상품교역에만 한정돼 체결된 협정이 아니라 문화와 금융, 서비스 등 거의 모든 분야를 포괄하고, 이행 법률안만 24개"라며 "국가투자자 중재제도, 역진방지조항 등 독소조항도 수두룩하다. 자칫하면 우리 정부가 정당하게 행사해야 할 공공정책권마저 무력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FTA가 체결되는 과정에서 국회는 제대로 된 토론회 한 번 한 적 없고, 방대한 내용의 협정문과 관련해 엄청난 양의 보고서를 쏟아낸 미국에 비해 우리 국회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한 적도 없다"며 오바마의 당선, 국제적 금융 위기 등 외부 환경의 변화를 FTA 재협상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천 의원은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일이기 때문에, 한미FTA는 '좋은 것'이라는 신화 때문에 민주당이 스스로 움츠러드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라며 "이미 체결된 한미FTA가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국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 제대로 따져보기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당장 한미FTA에 대한 꼼꼼한 검토와 토론을 통해 당론을 결정하고, 세계적 금융 위기라는 상황 변화에 철저히 대비하고 효과적인 재협상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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