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입법 전쟁', 이번주가 중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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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입법 전쟁', 이번주가 중대 고비
  •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 승인 2008.12.21 19:1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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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까지 대화... 연내 처리"... "상임위 봉쇄, MB악법 육탄저지"

▲ 민주당 의원 등 당직자들이 19일 국회 정무위 회의실 밖에서 금산분리 완화 반대를 외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민주당)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날치기 상정으로 충돌사태를 빚은 여야의 대치가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입법 전쟁'으로 확대되면서 큰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특히 '행동 대 행동'이 맞붙을 공산이 커 연말 정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금은 행동할 때"라며 속도전을 내걸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미 입법 전쟁을 선언하고 힘을 비축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주부터 본격화하는 법안심사에 동력을 총동원 질풍노도처럼 밀어붙여 단기에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계획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이를 야당에 대한 '전쟁 선포'로 규정하고 쟁점법안 저지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두 당은 이른바 'MB법안'이 몰려 있는 정무위와 문방위, 행안위에 동력을 집중 배치, 공동 방어전선을 형성해 한나라당의 행동을 육탄 저지할 계획이다.

그러나 그동안 대야 강경 태도를 보여온 한나라당이 21일 갑자기 "야당과 대화에 적극 나서겠다"며 '대화 모드'로 입장을 선회해 연말 한파 정국에 새 변수로 떠올랐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5일 성탄절까지 각 채널을 통해 야당과 최대한 대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성탄절 밤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돼 주목된다.

박 대표는 "우리는 이 기간 동안에 여야와 원만한 대화를 통해서 타협의 정치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야당도 이제 소수폭력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대화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야당의 상임위 점거 농성을 풀 것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새해 예산안 처리와 한미 FTA 비준안 단독 상정에 따른 '싸움판 국회'에 대한 여론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탄절 이후 속도전을 밀어붙이기 위한 명분 쌓기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박희태 대표가 밝힌 입장은 성탄절 이후에 MB악법을 날치기 처리하겠다는 최후 통첩에 불과하다"며 대여 전선을 오히려 확대했다.

실제 국회의장실과 행안위, 정무위 회의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여온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이날부터 문방위 회의실도 점거해 대여 방어 전선을 늘렸다.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예산안과 FTA 날치기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먼저 하고, MB악법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위임장을 가져와야 한다"며 "그것만이 대화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원혜영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도부가 국회를 전쟁터로 만든 것에 대해 사과하고 불법 날치기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 전에는 대화와 협상을 구걸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이 60년대식 속도전과 전면전을 요구하며 총사령관으로서 모든 상임위에 전투방침을 내리고 대한민국 국회를 전쟁터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 전쟁을 이명박의, 이명박에 의한, 이명박을 위한 전쟁으로 규정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도 입법 전쟁을 명분없는 '더러운 전쟁'으로 규정하고 결사 항전 입장을 밝혔다. 박승흡 대변인은 "거짓과 위선의 더러운 전쟁을 선포한 정부여당을 상대로 민주노동당은 장렬히 전사하겠다"며 "최후의 1인까지 더러운 전쟁에 들러리를 서지 않고 단호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치 정국 타개를 위한 이명박 대통령과 3당 대표의 회동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속도전을 앞세운 강행 처리 입장을 버리고, 민주당은 상임위 농성을 해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총재는 "전대미문의 경제난 해결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안건과 지난 해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 조속히 개정해야 하는 법안부터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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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기 2008-12-21 23:38:28
맨날 전쟁이래.

영심이 2008-12-21 21:33:06
그 이후는? 다시 전쟁모드로 가겟다는 얘기군.
연말이 이래저래 시끄럽게 생겼군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