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여야 합의된 민생법안 31일 처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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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여야 합의된 민생법안 31일 처리하겠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12.29 10:5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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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회는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여야가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위험한 상황입니다. 대화와 타협은 실종되고 점거와 폭력이 지배하는 싸움터로 전락했습니다. 헌정 60년 사상 유례없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상생과 소통, 정책국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국회의장으로서 한없는 자괴감을 느낍니다."
"지금 국회는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여야가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위험한 상황입니다. 대화와 타협은 실종되고 점거와 폭력이 지배하는 싸움터로 전락했습니다. 헌정 60년 사상 유례없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상생과 소통, 정책국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국회의장으로서 한없는 자괴감을 느낍니다."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가 마치 사생결단을 한 듯 '죽기 살기'로 싸우는 현 국회 사태와 관련해 김형오 국회의장은 29일 한없는 자괴감을 느낀다며 국민들께 사과했다.

김 국회의장은 이날 부산 진구 서면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적 위기를 맞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준데 대해 입법부 수장으로서 송구스러움과 함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의장은 이어 여야 정치권을 향해 경고와 호소를 번갈아하며 국회 정상화를 위한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민주 국회에서 토론과 논쟁으로 싸우는 것은 얼마든지 좋다"며 "다만 규칙(룰) 만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화와 토론을 부정하는 불법 점거와 농성,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으며, 반의회적, 반민주적 구태와 관행은 여야를 불문하고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며 "어떤 희생과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국회의 존엄과 권위를 되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치 양보 없는 죽고살기식의 싸움이 헌정사에 어떻게 기록되고 국민들에게 어떻게 기억될지 한 번 만이라도 생각해 보기 바란다"며 "분노와 증오를 거두고 대화의 테이블에 앉아 달라"고 호소했다.

또 직권상정 논란에 대해 "직권상정은 의사 일정이 정상화되지 않았을 때 취하는 예외적인 조처"라며 "직권상정이 없도록 여야가 노력하지도 협력하지도 않고 의장에게 무조건 하라, 하지 말라 강요하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김 의장은 전날 한나라당이 직권상정을 요청한 법안 처리와 관련해서는 '여야 합의 민생법안 우선 처리' 입장을 밝혔다. 여당이 요구한 72개(또는 85개) 법안 일괄 처리 입장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여야 3당(3교섭단체)이 민생법안 처리에 이견이 없으므로 우선 31일 본회의를 열어 여야 합의된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생법안이 구체적으로 어떤 법안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이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을 겨냥해 "오늘밤 12시까지 본회의장을 비롯한 의사당 내 모든 점거 농성을 조건 없이 풀고, 모든 시설물을 원상 복구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내일 이후 국회의 모든 회의장과 사무실이 누구에 의해서도 점거 파괴당하지 않도록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다시 한번 여야의 대화를 촉구한 뒤 "만약 대화와 합의 없는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회의장으로서 마지막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는 직권상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발언으로 읽혀진다.

85개(또는 72개) 법안의 연내 일괄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는 한나라당과 이에 맞서 '결사항전'을 외치며 육탄저지를 예고하고 있는 민주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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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충돌 2008-12-29 12:34:38
31일 처리할 민생법안이 대체 머라는 거야? 국회의장만 아는 머가 있나보지.
구체적으로 민생법안의 내용을 안밝히고 그냥 막연하게 민생법안이라고 하면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경제, 사회개협법안을 말하는 것인지 알수가 없다.
도리어 중재가 아니라 전쟁을 부추기는 수도 잇을 것 같다.

애매모호 2008-12-29 15:18:03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85개 법안을 말하는것인가.
민생법안의 실체를 밝히고 내용이 무엇인지 국민이 알아야 할 것 아니냐.
그냥 빛좋은 민생법안이라고 해놓고 얼렁뚱땅 한나라당의 MB악법을 모조로
한방에 처리해줄려고? 직권상정 해놓고 3초도 안되서 방망이 두르릴려고?
국회의장 권한이 고작 그런건가. 그런 짓하고 국민 혈세로 연봉 1억넘게 축내는거냐고?

참참참 2008-12-29 15:29:25
괜히 야당에게만 목조르면 상황만 더 악화될 뿐이지
지금까지 국회 점거니 극한 행동까지 보여온 야당이 국회의장이 농성 풀라고 한마디
한나다 풀겠나. 상황을 어떻게 그리 안이하게 하는지 참 안타깝다.
지금의 상황을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다.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싸우는게
눈에 안 보이나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