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회기 미 연방의회 개원식을 다녀와서
상태바
111회기 미 연방의회 개원식을 다녀와서
  • 김동석 기자
  • 승인 2009.01.10 1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동석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기고... 오바마 정부 한인 역할 기대 커

▲ 지난 6일은 미 연방의회 111회기 개원식에 참석한 김동석 미 한인유권자센터(KAVC) 소장(왼쪽)이 민주당 코리아 커커스의 의장인 LA 한인타운 출신의 다이안 왓슨 하원의원에게 감사장을 전달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인유권자센터)
각 주마다 2명씩인 총 100명의 상원과 인구 비례에 의한 435명의 하원, 그래서 워싱턴 연방의회는 총 535명의 연방의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원의 임기에 맞추어서 2년마다 회기수를 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2006년 중간 선거를 이기고 다수당의 지위를 확보해서 의회를 주도했다. 바로 그 2년(2007년, 2008년)이 110회기였다. 그러한 의회 주도권의 변화 시기를 적절하게 파고들어서 미주 동포가 획득한 성과가 바로 한미 간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었고 역사적인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었다.

이 두 가지 과제를 염두에 두고서 필자는 2007년 1월 3일 110회기 개원식에 참가했다. 비자 면제 프로그램의 핵심 의원인 오하이오의 보이니비치 상원의원과 위안부 결의안을 주도해서 인권 이슈의 영웅이 된 일본계의 마이크 혼다도 바로 그 개원식 때 처음 만났다. 또 아시아태평양환경소위원장인 애니 팔레오마베가 의원도 그때의 인연으로 지금은 의회 안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필자는 30달러짜리 의회 수첩을 구입해 의원실을 돌아다니면서 상임위별로 의원들의 이름과 얼굴을 익히고 직접 인사를 나누느라 만 이틀 동안 거의 전쟁을 치렀다. 그렇게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동안 의회 안에서 뉴욕에서 올라온 한인들도 만났다. 힐러리 클린턴, 게 애커맨의 초청으로 온 뉴욕의 한인들은 우리가 왜 그렇게 바쁘게 돌아다니는지 묻기도 했다.

당시 직접 만나려고 목표를 했던 13명의 의원들을 모두 만났고, 그들에게 유권자센터 명의로 "우리는 당신이 워싱턴 최고의 리더쉽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110회기에서 당신들과 함께 할 과제가 있으니 관심을 가져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마이크 혼다씨는 그 정도에서 우리의 아젠다(위안부 결의안)를 눈치챘다고 나중에 술회하기도 했다. "2년마다의 의회 개원식에서 의원을 만나야 가장 빠르게 접근이 된다"라는 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AIPAC)의 조언을 이제야 이해할 것 같다.

지난 1월 6일은 연방의회 111회기의 개원식이었다. 아시아 태평양 환경 소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3일 동안 의회를 방문했다. 비자 면제와 위안부 결의안으로 우리와 함께 일했던 의원들에게 감사장을 전하면서 111회기 개원을 축하했다.

워싱턴의 날씨가 엉망이었지만 워싱턴은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다양한 이익단체와 각 인종 그룹들이 이리저리 의회 안을 누비고 다녔다. 특히 상하원에서 정통 유태인들의 복장이 물결을 이루었다. 그들은 각 지역별로 그룹을 만들어서 뭔가 준비한 것을 갖고서 조직적으로 몰려 다녔다. AIPAC회원들이었다. 필자에게도 블랙베리를 통해서 합류할 것을 요청하는 이메일이 5분 간격으로 들어왔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지난해 12월 27일 가자지구 개전 이후에 AIPAC은 지도부가 긴급 상황을 공지하고 전국의 리더들을 워싱턴에 집결시켜 바로 1월 6일 의회 개원식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개원식이 있은 지 이틀 뒤인 8일 오전에 연방 상원에서 민주당의 대표인 해리 리드와 공화당의 대표인 존 맥코넬이 동시에 이스라엘 지지 결의안을 발표했다.

과연 AIPAC이었다. 애당초 뉴욕 의원들이 버스를 대절해 지역 구민들을 대거 의회 개원식에 초청하려고 했다가 날씨 관계로 취소하는 바람에 기대했던 한인 뉴욕커들은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당일 거기에는 의원이 초청을 한다고 해서 올라온 사람들만은 아니었다. 그야말로 DC의회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로 굴러가고 있었다. 필자는 아무것도 모르고 잔뜩 긴장한 채 목표한 의원들만을 찾으려고 헤맸던 2년 전의 일이 새삼 떠올랐다.     

필자는 만 이틀 동안 9명의 하원의원을 만났다. 지난 110회기 동안 한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시민으로서 한인들의 요청을 정당하게 받아들여서 적극적으로 협력한 하원의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코리언들이 의리를 지키면서 지지하고 후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외교위의 공화당 좌장격인 프로리다의 로스 넷트넨, 코리아 커커스의 새로운 의장으로 일할 외교위의 거물인 인디애나의 댄 버튼, 아태소위원장인 민주당의 애니 팔레오마베가, 그리고 민주당 코리아 커커스의 의장인 LA 한인타운 출신의 다이안 왓슨 등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그들은 모두가 다 20년 이상의 현역 거물들이었는데 한인이 개원식에 찾아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반가워 했다. 특히 LA 한인타운의 흑인 여성 의원인 다이안 왓슨씨는 지역구엔 한인이 거의 전부인데 한인의 참여는 전무하다며 뉴욕서 방문한 필자에게 점심까지 권하면서 반겨줬다.
    
연방의회 111회기는 완벽한 민주당 권력이다. 그러나 출범하는 오바마 권력은 초당적인 통합의 리더쉽을 발휘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바마는 워싱턴 진입을 철저하게 의회 중심으로 꾸리고 있다. 월요일인 1월 5일 시카고로부터 워싱턴으로 날아온 오바마팀이 가장 먼저 의회를 찾았다. 워싱턴에 도착하자마자 여야 지도부(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해리 리드 상원민주당 대표, 존 맥코넬 공화당 상원대표, 존 뵈너 공화당 하원대표, 스탠리 호이어 민주당 하원대표)와 회동하는 오바마를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가 전면 사진 기사로 냈다.

의회 중심으로 민주당 장기 집권 계획을 펼치겠다는 것이 오바마의 의중이다. 이른바 '오바마-바이든 플랜'이다. 그래서 새로 출범하는 막강한 미국의 권력에 가장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권자들을 통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 어느 때 보다도 한인 유권자들의 역할이 빛나고 있음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김동석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