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0년 창학 100주년을 맞는 덕성여대는 그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여대 중 한 곳으로 명성을 쌓아 왔다.
그러나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전체 하위 15%에 속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지면서 위기 극복의 묘책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사립 대학들이 학과제 폐지, 정원 감축 등을 위기 탈출로 삼는 것에 비해 이 총장은 100여 년 간을 이어온 '여대' 이름표를 내려 놓는 것을 택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 총장은 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전화 출연해 "성차별이 없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만의 교육기관이 존재하는 것이 과거처럼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어 "앞으로는 대학에서 취업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답해 결국 남녀 취업률 격차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비해 성차별이 많이 해소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회에 남아있는 성차별 문제가 결국 대학의 존폐와도 연결되는 것이다.
이 총장은 "여대 졸업생들은 전업주부로 가정에 흡수되버려 (선후배 등의) 소셜 네트워크가 형성되기 어렵다"며 "남자 선배가 있는 학교와 비교해 아무래도 애로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늦기 전에 성의 대결보다는 공존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정한 공존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현재 성차별이 여전히 남아있는 한국사회에서 오히려 여성의 경쟁력을 뒷받침해주기 위해 여대가 더욱 힘써야 하는 것이 아닐까.
오는 2023년까지 현재 59만명인 정원에서 6만명을 감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된다면 취업률 향상 차원에서 남학생의 비율이 높은 학과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일본의 경우는 여대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있어 비교가 되고 있다.
이 총장은 "시대 상황 속에서 여대 존립의 의미를 봐야 한다"며 "일본은 국가가 개입하지 않고 자유방임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사회적 여론을 굉장히 중시한다"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대한민국에서 대학이 포화상태임을 감안할 때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음에 공감하지만 학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총장은 "제가 화두는 던졌지만 아직까지 의견 수렴은 없다"며 "(앞으로) 공청회를 열어 대학생, 교수, 동창회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적인 결론을 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