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편지 260]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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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편지 260] 솔
  • 한상도 기자
  • 승인 2015.03.20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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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도(농부 시인)

한상도 작가는 한대 국문과를 나와 공기업 등 직장생활을 하다 고향인 강원도 영월로 귀농한 농부 시인이다. 땅을 일구고 채마밭을 가꾸며 틈틈이 자신의 감성을 글로 표현하는 '태화산 편지'를 쓰고 있다. 한상도 시인의 '태화산 편지'을 데일리중앙에 연재한다. - 편집자 주

▲ 1980년대 솔담배의 표지모델이 된 강원도 영월군 중동면에 있는 소나무.
ⓒ 데일리중앙
오래전에 끊었지만 저도 한 때는 담배를 피웠습니다.

대학과 군대와 직장생활로 이어진 80년대, '식후연초는 불로장생이요 불연초는 3초즉사'라는, 말 같지도 않은 말을 주절대며 열심히도 피웠습니다.

그때 제가 피웠던 담배가 대부분 솔이었습니다.

애연가라면 누구나 기억하겠지만 그 당시 담배하면 곧 솔이었을 정도로 솔담배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습니다. 연간 판매량이 20억갑을 넘을 정도였으니까요.

솔담배가 그렇게 인기를 얻은 데에는 김삿갓 옆동네, 영월 중동면에 있는 저 소나무가 한몫을 톡톡히 했습니다. 한번 보면 뇌리에 남는 단순하고 강렬한 이미지, 솔담배 표지모델이 바로 저 나무였기 때문입니다.

▲ 1980년대 애연가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담배는 솔담배였다.
ⓒ 데일리중앙
저 나무의 경력은 담배 뿐이 아닙니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대부분 기억하고 있을 솔표 우황청심원의 모델로도 활동했습니다.

단종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280년 된 소나무, 정이품송과 더불어 국내 최고의 명품 소나무, 거기에 화려한 모델 경력까지...

그만하면 관광자원으로 손색이 없을 것 같은데 아는 사람도, 찾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브랜드로 만들고 알리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요즈음의 농업을 6차산업이라고 합니다. 내가 생산한 것을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관광과 체험의 서비스까지 결합해야 농업이 살고 농촌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또한 저의 소신이자 저희 김삿갓협동조합의 신념이기도 합니다.

저 소나무처럼 훌륭한 지역의 자원을 어떻게 농업과 연계하고 발전시킬 것인가? 제게, 저희 조합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과제입니다.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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