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자원외교 증인 채택 불발... 31일 청문회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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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자원외교 증인 채택 불발... 31일 청문회 무산?
  •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 승인 2015.03.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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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명박 등 5인방 증인 채택 요구에 문재인·정세균도 불러내야 '맞불'

▲ 여야가 해외자원외교 증인 채택에 실패하면서 오는 31일로 예정된 해외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 청문회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만평=김진호)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이명박 정부 해외자원외교 비리 진상조사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증인 채택 문제를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국정조사 일정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국정조사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과 새정치연합 홍영표 의원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막판 쟁점인 증인 명단 합의를 시도했지만 설전만 주고받다 40여 분 만에 결렬됐다.

새정치연합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당시 주요 의사결정 라인에 있었던 '최경환·박영준·이상득·윤상직' 등 5인방을 청문회에 불러내 국민과 역사 앞에 진실을 말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당시 지경부 장관을 지냈고, 박영준씨는 지경부 차관, 윤상직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은 당시 자원외교 실무를 담당했다. 이상득 전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으로 자원외교에 깊숙히 개입했다.

이른바 '자원외교 5인방'으로 불리는 이들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해외자원개발에는 수십조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돼 수조원을 날렸다는 게 국정조사특위 야당 의원들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자원외교가 아니라 '자원사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야당의 5인방 증인 채택 카드에 맞서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정세균 의원 등 참여정부 인사 50여 명의 증인 채택을 요구하며 맞불을 놨다.

이날 여야 간사 회동에선 고성이 오가는 등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권성동 의원은 야당 요구에 대해 "정치 공세"라며 "MB 정부 이야기는 그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홍영표 의원은 "여당이 국정조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참여정부 이야기 좀 그만하라"고 맞섰다.

홍 의원은 문 대표 등 여당의 증인 채택 주장에 대해 "너무나 터무니없는 요구"라며 국정조사를 파탄내려는 '물타기'라고 비난했다.

이에 권 의원은 "국정조사 요구서에 보면 특정 정부에 제한하지 않고 대한민국 역대 모든 정부의 해외 자원개발이 대상이라고 나와 있다"며 "야당이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한 5명을 부르는 논리랑 우리가 문 대표나 정 의원을 부르는 논리는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공방은 이후 국회 정론관으로 자리를 옮겨 2라운드로 확대됐다.

▲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홍영표 의원은 23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5인방은 청문회에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데일리중앙
먼저 권성동 의원이 정론관으로 내려와 긴급 브리핑을 갖고 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권 의원은 "야당은 이른바 '5인방'을 포함한 MB정부 해외자원개발 관련자 160여 명의 증인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정치공세로 이명박 정부를 흠집내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권 의원은 "새정치연합은 여당을 흠집내서 반사적 이윤을 취하려는 전형적인 정치공세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국정조사장으로 들어와 자원외교 국조가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 등 야당 의원들도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해외자원개발 국부 유출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5인방은 청문회에 출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책임자들의 증언을 직접 듣고자 하는 것이 어떻게 정치공세가 될 수 있는가"라며 "5인방은 새누리당 방패 뒤로 숨지 말고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한 성역 없는 청문회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여야 간 증인채택 협상이 결렬되면서 오는 24일로 예정된 자원외교 국조특위 전체회의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25일까지 증인 채택을 마무리짓지 못하면 이달 31일부터 예정되어 있는 해외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 청문회 일정에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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