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관악을 정동영 후보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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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관악을 정동영 후보의 승부수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5.04.0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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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 겸 칼럼리스트)

▲ 4.29재보선 최대 격전지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
ⓒ 데일리중앙
노무현 대통령이 옛 민주당을 대신해 새롭게 창당한 열린우리당에서 의장을 하고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원 장관을 역임한 정동영 관악을 무소속 후보의 이력이 특이하다.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19대 국회의원직에 출마하겠다는 이유는 제 1야당인 새정치연합을 대신할 정당을 만들어야겠다는 확고한 소신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소신대로 새정치연합이 무너지고 좌파정당의 본연의 모습으로 가기에는 결코 쉬운 길이 아닐 것이다.

정동영 후보의 말 대로 새정치연합이 야당의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인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정동영 후보가 말하는 야당의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 지, 현재의 야당의 모습이 정부의 견제나 대안제시에 대해서 무력한 것인지, 야당의 투쟁력이나 선명성이 떨어졌다는 것인지, 야당이 기득권에만 연연하고 야당 본연의 역할에 불충실했다는 것인지, 혹은 무늬만 야당이지 집권세력과 별다른 모습이 보이지 않고 안정된 기득권자가 되었다는 것인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정동영 후보는 야당의 분열을 꾀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야권으로부터 온갖 수모와 모멸을 당하면서도 기어코 출마를 하려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 1년여 남은 의원직에 연연하거나 국회의원 선수를 한 번 더 쌓겠다는 개인적인 욕심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친노세력으로 대변되는 문재인 대표의 세력이 야권의 단합과 통합의지보다는 자파세력의 확대와 전통적인 민주당세력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감지했을 수도 있고 반면에 중도세력을 통합한다는 의지가 강해 우 클릭하려는 움직임에 반발했을 수도 있다.

어느 노선이 차기정권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동영 후보의 생각은 새정치연합이 좌 클릭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 클릭을 하려는 문재인 대표의 세력과 보다 더 좌 클릭을 해야 한다는 정동영 후보의 생각을 좁힐 수 있는 여지는 없어 보인다. 또 호남출신의 정동영 후보와 영남출신의 문재인 대표의 지역정서와도 서로 상반된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최근의 중앙일보의 여론조사의 결과에서 보듯이 관악 을 지역은 정동영 후보의 등장으로 야권후보의 지지세가 양분되어 있다. 새정치연합의 입장에서는 정 후보가 매우 불편한 존재일 것이다. 야권후보의 지지세의 분열로 인해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결과가 어떻게 귀결될지는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지만 정동영 후보의 등장으로 3파전의 양상이 될 것이고 야권의 분열은 보선의 패배로 이어 질 수 있다.

정동영 후보가 새정치연합의 후보를 넘어서고 새누리당의 후보와 치열한 선거가 이어진다면 승패와 관계없이 새정치연합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 문재인 대표의 지도력은 크게 흔들릴 것이고 새정치연합은 차기 총선에서 정동영 후보의 '국민모임'으로 정당을 바꿔 탈 후보들이 생기게 될 것이다. 차기 총선에서 '국민모임'이 크게 약진하여 정치권을 좌우할 만한 세력으로 부상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광주 서구 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후보의 선전과 맞물려 새정치연합은 재, 보궐 선거에서 1석도 건지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천정배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정치성향이 같다고는 볼 수 없지만 두 후보가 손을 잡는 상황을 가정해보면 새정치연합의 앞날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다. 동교동계 출신의 인사들이 새정치연합의 후보를 지원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있으니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심각한 선거 후유증이 생길 것 같다.

정동영 후보의 소신과 고집이 새정치연합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인지 막판에 후보단일화라는 야권의 전술카드가 다시 등장하게 될 지는 속단하기 이르다. 야권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야권내의 여론을 존중한다면 문재인 대표가 과감한 양보를 해야 할 것이다. 계파정치를 청산하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친노세력을 거부하고 문재인 당 대표에 대하여 경종을 울리는 기회로 삼을 것 같다. 정동영 후보의 출마가 찻잔속의 태풍이 될 것인지 강력한 회오리가 될 것인지 관악 을의 선거결과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병익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