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교감 "밥먹지 마" 막말... 선별급식 미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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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고 교감 "밥먹지 마" 막말... 선별급식 미래 모습?
  • 최우성 기자
  • 승인 2015.04.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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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충암고의 김아무개 교감이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을 향해 전교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학교에 나오지 마, 밥도 먹지 말라"고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최우성 기자] 서울 충암고의 김아무개 교감의 막말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무상급식 논란과 관련해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김 교감은 지난 2일 식당 앞 복도에서 급식비 미납자 현황이 적혀 있는 명단을 들고 학생들을 한명씩 확인한 뒤 식당으로 들여보냈다.

이 과정에서 김 교감은 전체 학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급식비를 못 낸 학생들에게 몇 달 치가 밀렸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며 망신을 줬다고 한다. "내일부터는 (학교에) 오지 말라"며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김 교감은 또 장기 미납 학생들에게는 "넌 1학년 때부터 몇백만원을 안 냈어. 밥 먹지 마라" "꺼져라" "너 같은 애들 때문에 전체 애들이 피해본다" 등의 반교육적 발언도 서슴치 않아 충격을 줬다.

교감에게 폭언을 들은 한 학생은 친구들 앞에서 심한 수치심을 느껴 밥을 먹다 식당을 뛰쳐나왔다고 한다.

최근 경상남도와 홍준표 지사의 일방적인 무상급식 중단으로 의무급식 논란이 불붙고 있는 가운데 우려했던 일이 학교 현장에서 벌어진 것이다.

무상급식을 그토록 반대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선별급식이 가져올 미래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일 거라는 개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동당 강상구 대변인은 6일 논평을 내어 "이 사건은 새누리당이 그리는 선별급식의 미래다. 충암고는 시작에 불과하다. 교감이 급식 차별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홍준표 지사와 새누리당의 '무상급식 죽이기' 탓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만에 하나 선별급식이 확산될 경우 학교는 끔찍한 차별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교육청은 충암고 김 교감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에게 폭언까지 가한 교감을 그대로 두는 것은 차별을 정당화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김 교감은 학부모들의 사과 요구에도 '못하겠다'며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최우성 기자 rambo435@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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