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급식비 단속 논란... 우려했던 낙인효과 증명
상태바
충암고 급식비 단속 논란... 우려했던 낙인효과 증명
  • 허윤하 기자
  • 승인 2015.04.06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정치 "무상급식 정당성 웅변", 노동당 "학교, 끔찍한 차별의 장소 될 것"

▲ 급식비 단속 논란이 보도된 6일 충암고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날의 점심 식단은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토마토미트볼 스파게티와 샐러드였다. 급식비를 내지 못하면 쫓겨나야 하는 참담한 현실속에 아이들의 마음은 상처받고 있다. (사진=충암고 홈페이지)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허윤하 기자] 서울 충암고에서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을 공개적으로 망신을 준 교감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우려했던 '낙인효과'가 현실로 드러났다.

선별적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는 해당 학교에선 지난 2일 김모 교감이 학생식당 앞에서 급식비 납부 명단을 들고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을 가려내 "내일부터 오지 마라", "꺼져라" 등 폭언을 퍼부은 사건이 발생했다.

친구들 앞에서 망신을 당한 한 학생은 식당에서 밥을 먹다 말고 중간에 나와버렸다며 수치스러운 당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일이 보도된 6일 현재 충암고 홈페이지는 10만명이 넘는 방문객 수를 기록해 이번 사태의 여파를 짐작케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며 현재 무상급식 중단으로 학부모와 대립 상태에 놓여 있는 경남도 학교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강희용 부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교육 현장에서 '낙인'만큼 비교육적인 것이 또 있냐"며 "이번 사건은 '낙인'에 대한 사회적 반성과 대안으로 실시된 무상급식의 정당성을 거꾸로 웅변해 준다"고 언급했다.

앞서 홍준표 경남도지사나 이성애 경남도의원은 급식비 지원을 받는 학생은 철저한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낙인효과'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신뢰성이 흔들리게 됐다.

강 부대변인은 "무상급식을 전면 중단한 경남지역 초·중등 학생에게도 곧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며 "부모의 빈부에 따라 아이들을 편 가르려는 홍준표 지사에게 일말의 반성과 참회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노동당 또한 이번 사태를 놓고 부정적인 영향에 관한 잠재적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상구 노동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사건은 새누리당이 그리는 선별급식의 미래"라고 지적하며 "교감이 급식 차별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홍준표 지사와 새누리당의 '무상급식 죽이기' 탓이 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 "선별급식이 확산될 경우 학교는 끔찍한 차별의 장소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강 대변인은 "끔찍한 모멸감을 느꼈을 학생에게 위로와 사과를 건넨다"며 "마땅히 사회가 감당했어야 할 바를 감당하지 못해 생긴 일일 뿐이니 급식비를 내지 못한 것은 학생 본인도 가족의 잘못도 아니다"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폭언까지 가한 교감을 그대로 두는 것은 차별을 정당화 하는 일"이라며 "서울시 교육청은 해당 교감에게 징계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