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메모, 정국 뇌관... "홍문종 2억, 홍준표 1억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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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메모, 정국 뇌관... "홍문종 2억, 홍준표 1억 줬다"
  • 주영은 기자
  • 승인 2015.04.11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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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들 모두 의혹 부인... 검찰, 본격 수사에 나서면 정국 요동칠 듯

▲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생을 마감하면서 세상에 남긴 메모지(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사람은 모두 박근혜 정권 실세들이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주영은 기자]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정국의 뇌관이 되고 있다.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새누리당 전 국회의원)이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홍문종 국회의원(당시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에게 선거자금 2억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또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현금 1억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성완종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전 가진 <경향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경향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이러한 내용은 검찰이 성 전 회장의 유품에서 찾아낸 메모지(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적힌 내용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성 전 회장은 "(2012년) 대선 때 홍문종 본부장에게 2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며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통합하고 매일 거의 같이 움직이며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말해 이 돈이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운동 자금으로 쓰였음을 내비쳤다.

'대선자금 장부에 회계처리가 된 돈이냐'는 질문에 성 전 회장은 "뭘 처리해요"라며 부인했다. 홍 본부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중앙선대위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홍 본부장이 정식 회계처리하지 않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썼다는 것이다.

정치자금법 공소시효는 7년. 때문에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성 전 회장은 또 "2011년 홍준표가 대표 경선에 나왔을 때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캠프에 있는 측근을 통해 1억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홍준표를 잘 아는데 6월쯤일 것"이라고 구체적인 시기도 언급했다.

▲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은 지난 3일 자원개발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 데일리중앙
한편 검찰은 성 전 회장 소지품에서 그가 정치권 인사들에게 건넨 돈의 액수와 시기가 적힌 메모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메모지에는 △허태열(전 대통령 비서실장) 7억 △김기춘(전 대통령 비서실장) 10만달러(2006년 9월 26일) △유정복(인천시장) 3억 △홍문종(새누리당 의원) 2억 △홍준표(경남지사) 1억 △부산시장 2억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완구 국무총리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름도 등장했지만 돈의 액수는 적혀 있지 않다고 한다.

성 전 회장의 메모지에 등장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딱 잡아뗐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돌아가시는 마당에 허위로 메모를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것을 바로 사실이라고 연결하기에는 문제가 많다"며 돈 받은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돈을 받은 홍 지사의 측근은 <경향신문>에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고) 말씀하신 마당에 (내가) 틀리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말해 돈 받은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다.

홍문종 의원도 언론 접촉에서 "사무총장 하면서 너무 가슴아프게 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도대체 이유를 알 수가 없네"라며 제기된 의혹을 일축했다.

▲ 만평=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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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허태열 전 비서실장도 "맹세코 그런 일이 없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돈받은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사건을 헌정사상 초유의 집단뇌물사건으로 규정하고 당에 '친박 권력형 비리게이트 대책위원회를'로 구성하고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당장 13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번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한 질의에 집중하기로 정국의 뇌관할 예정이다.

또한 4.29재보선에서도 이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어서 '성완종 리스트'가 정국의 뇌관이 되고 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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