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모인 대부분이 9~14세 쯤 강제로 잡혀가 부모의 사랑이나 가정의 화목을 배워야 할 시기에 강제로 배움의 시간조차 빼앗겨 버렸던 힘없던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지금 어느덧 4,50대의 어른이 되어 이곳에 서 있습니다."
'인간사육장'으로 불리는 이른바 '형제복지원' 사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절규가 황혼에 서럽다.
이들의 외침은 너무도 간단하고 명료하다.
더하지도 말고 덜하지도 말며 있는 그대로 진실을 밝혀달라는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건 도데체 왜 우리가 내무부 훈령 410호에 의거하여 사회정화 사업의 인간청소 대상이 돼야 했으며, 왜 죄없이 갖은 고문과 구타와 폭행으로 죽어나가야 했었는지 그것이 알고 싶을 뿐입니다."
이제는 국회가 답해야 할 차례다.
현재 국회 안행위에는 형제복지원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계류돼 있다. 안행위 법안심사소위가 4월 임시국회 회기 내 제대로 심사하지 않으면 특별법은 폐기될 처지에 놓여 있다.
여야 정치권이 30년 전 생지옥에서 구사일생으로 탈출해 살아남은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들의 요구에 어떻게 답할지 주목된다.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들은 23일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예고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삭발시위와 연좌농성이 이뤄질 예정이다
데일리중앙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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