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덜 입고, 덜 놀고, 덜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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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으로 덜 입고, 덜 놀고, 덜 먹고..."
  • 이성훈 기자
  • 승인 2009.01.2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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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수도권 52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소비행태의 변화와 시사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황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인 부분은 의복구입비(20.5%), 문화·레저비(17.2%), 외식비(16.5%)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녀 과외비(2.3%), 경조사비(0.9%)는 크게 줄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20대가 외식비, 30대가 문화·레저비, 40대는 의복구입비를 우선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가구의 37.3%는 외식비를 우선적으로 줄이고 다음으로 식료품비(30.0%)를 줄인 반면 문화·레저비(2.7%)는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30대는 문화·레저비(28.1%)와 의복구입비(25.0%)를 줄였지만 경조사비(0.4%)는 크게 줄이지 않았다.

또 40대 가구에서 우선 지갑을 닫은 부분은 의복구입비(23.7%), 외식비(19.0%)순으로 나타났지만 자녀 과외비를 줄인 가정은 단 1%에 불과했다. 50대는 식료품비(33.7%), 내구재(24.0%)를 줄인 반면 경조사비(0.7%)는 줄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국내 가구들의 77.2%는 1년 전에 비해 소비규모를 줄였다고 밝혀 최근의 팍팍해진 살림살이를 말해 주었다. 소비 규모가 비슷하다는 응답은 21.0%였고, 늘었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소비를 줄이게 된 원인은 가계 부채 증가(42.5%), 근로소득 감소(28.3%)와 경기 불안(23.3%) 등의 순이었고, 가계 대출 축소(2.5%)와 주식펀드 등 금융 소득 감소(2.5%)라고 응답한 가구는 그리 많지 않았다.

국내 가정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역시 직장 문제(27.2%)였다. 다음으로는 경제적 어려움(24.5%), 자녀 문제(14.5%), 미래에 대한 불안(14.3%), 건강(13.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시기에 대해서는 응답 가구의 49.3%가 내년 상반기를, 27.0%는 내년 하반기를 꼽았다. 올해 하반기라고 밝힌 응답 가구는 9.4%에 불과했다.

최근 정부의 소득세 및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다양한 소비 유인책에 대해 대부분의 응답 가구(81.3%)는 소비 지출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답했다.

소비 진작을 위해서는 경기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응답(31.4%)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근로소득세 추가 인하 등 세제 지원(29.3%), 고용 안정(18.2%)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1000만원의 여윳돈이 생긴다면 무엇을 하겠냐는 질문에는 먼저 빚을 갚겠다는 응답이 32.5%로 저축을 하겠다(26.0%), 생활비에 보태겠다(21.6%)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밖에 금융자산에 투자하겠다(16.8%), 자동차·내구재를 사겠다(3.1%) 등이 있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국민들의 소비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 대출 만기 연장 등 가계 대출 부담을 완화해 줄 수 있는 방안의 검토가 필요하고 고용 창출 및 소득세율 인하 등 좀 더 과감한 세제 지원을 통해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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