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5월 광주.... 5.18민중항쟁 기념식 빗속에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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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5월 광주.... 5.18민중항쟁 기념식 빗속에서 열려
  •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 승인 2015.05.18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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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항쟁의 뜻 잊지않겠다" 다짐... 김무성·문재인·정의화, '임을 위한 행진곡' 불러

"전두환 물러가라!" "계엄령을 철폐하라!"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전두환 물러가라!" "계엄령을 철폐하라!"

80년 전두환 신군부의 헌정 파괴·민주화 유린에 항거해 떨쳐 일어난 광주민중항쟁을 기리기 위한 35주기 5.18기념식이 18일 민주화성지 광주에서 열렸다.

그러나 기념식은 정부 주도와 민간 주도로 둘로 쪼개져 치러졌다.

박근혜 정부가 수십 년 간 망월동묘역에서 불러온 '임을 위한 행진곡'을 올해도 못 부르게 했기 때문.

5월 단체들은 정부 방침에 항의해 기념식 참석을 거부하기로 했고, 박 대통령도 5.18에는 관심이 없는 듯 기념식에 불참했다.

결국 5월단체들과 대통령, 국무총리 등 주인들이 모두 빠진 채 정부 기념식이 5.18민주묘역에서 열렸다.

5월 영령들의 억울한 죽음을 슬퍼하듯 하늘에서는 하염없이 가랑 가랑비가 흩뿌려졌다.

박근혜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게 한 것은 군부세력의 헌정 중단 행위에 맞서 "산자여 따르라"며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5월 영령들에 대한 모독이다.

또한 민주 통합 인권을 지향하는 5.18정신에 비춰 반역사적이고 반5.18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5.18 광주민중항쟁의 아픔 그리고 설움
다섯 살 어린 아이가 광주를 유혈 진압한 공수부대의 총칼에 스러져간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안고 있는 모습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35년 전 그날의 함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사진=5.18기념재단)
ⓒ 데일리중앙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내건 국민 대통합 구호가 헛것이라는 것이 오늘 5.18기념식에서 극명하게 증명됐다.

5월단체들의 면담 요청까지 거부하며 국론 분열을 자초하는 것은 민심을 새겨들어야 할 대통령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달리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정의화 국회의장 등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기념곡으로 지정해 기념식에서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 정치권은 5.18민중항쟁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넋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날 기념식에 일제히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5.18광주민중항쟁의 상징인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기념식 제창은 국회 결의안까지 채택됐지만 정부가 이를 걷어차고 있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보훈처는 5.18을 며칠 앞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 영화 배경으로 사용된 적이 있다며 5.18에 대한 종북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찬반 여론이 있다며 제창 반대 입장을 되풀이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여야는 35주기 광주민중항쟁을 맞아 참뜻을 잊지 않겠다며 일제히 5월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35년 전에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 억울하게 희생당하신 분들, 이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이 분들의 고귀한 희생과 아픔이 헛되지 않도록 새누리당은 진정한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가치를 더욱 드높인 숭고한 희생정신의 표본"이라며 "새누리당은 민주, 정의, 인권의 5.18정신을 새롭게 다지며 성숙한 민주주의 발전을 통한 국민통합과 국민화합을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1980년 5월 17일 밤 12시를 기해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된 뒤 총칼로 완전 무장한 공수부대원들이 광주시내로 시가행진하며 진출하고 있다. '피의 광주'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5.18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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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은 "군부독재의 총칼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다 산화하신 광주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추모했다.

또한 아직도 그날의 깊은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지 못한 채 고통받는 유가족과 부상자들께도 깊은 위로의 뜻을 전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새정치연합은 독재의 폭압 앞에 분연히 일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새날을 열었던 5.18정신을 계승하고 지켜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노동당은 35년 전 남녘 빛고을에서 일어났던 민중항쟁에 담긴 알맹이를 찾아 그 참뜻을 오늘에 되새긴다고 했다.

▲ 1980년 5월 18일 민주화 요구 시위대를 향한 계엄군의 유혈 진압이 시작되면서 무장한 공수부대원이 대학생을 몽둥이로 무차별 내리치며 공격하고 있다. (사진=5.18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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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노동당 대변인은 이날 내놓은 논평을 통해 "권력이 민중의 생명을 약탈할 때 민중은 총을 들어 정치와 역사의 주체가 되었던 그 날을 기억한다"며 오월 영령들을 애도하고 넋을 기렸다.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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