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어제 야단치고 오늘 사탕?... 삼성병원 원격의료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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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어제 야단치고 오늘 사탕?... 삼성병원 원격의료 허용
  • 허윤하 기자
  • 승인 2015.06.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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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환자 간 전화로 진찰 가능... 새정치, 원칙 안지켜서 사태 키웠는데 또

▲ 새정치연합 메르스 대책 특별위원회는 18일 정부가 삼성서울병원에게 원격의료를 허용해준 것에 대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맹비난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허윤하 기자] 정부가 삼성서울병원에게 현행 의료법 상 금지하고 있는 원격진료를 허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불과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을 만나 질책성 발언을 한 뒤 고작 하루가 지났을 뿐이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비판이 거센 가운데 원칙에서 벗어난 예외조항을 적용함에 따라 중동기호흡증후군(메르스) 사태를 더 확산시킬 우려가 제기됐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의약단체에 전달한 '메르스 대응 관련 처방 추가지침'을 통해 "삼성서울병원의 요청에 따라 한시적인 의료법 적용 예외를 인정해 의사와 환자가 스마트폰 등 전화로 진찰과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새정치연합 메르스 대책 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확산의 책임으로 폐쇄까지 당한 의료기관에게 현행법 상 엄격히 금지하는 원격진료를 허용한 것은 사상 유례없는 특혜"라며 맹비난 했다.

이어 "공공의료를 붕괴시켜 신종 감염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도록 한 정부가 국가적 혼란을 틈 타 의료영리화 정책의 진원지인 재벌이 운영하는 병원에 가장 절실했던 원격진료를 허용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정부의 태도는 박 대통령의 이중적인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더욱 논란이 됐다.

전날 박 대통령은 국립의료원을 방문해 삼성서울병원 송 원장에게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강하게 질책한 바 있다.

그런데 다음 날 병원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아이의 잘못을 꾸짖은 부모가 사탕을 주면서 울음을 뚝 그치도록 달래는 것을 보는 것만 같아 황당할 따름이다.

메르스 대책특위는 "박 정부의 삼성 감싸기의 끝이 어디까지냐"며 "정부가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냐 아니면 재벌병원의 이익이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메르스와 관련해 외래환자의 음성판정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고, 다른 의료기관에게 환자 진료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진료와 처방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제대로 된 태도"라고 촉구했다.

메르스 대책특위는 "아무리 비상시국이라 하더라도 기본과 원칙은 지켜야 한다"며 "정부가 바로 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사태가 발생했음을 잊어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덧붙여 "정부와 문 장관은 국가적 혼란을 틈타 재벌병원에게 특혜를 주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메르스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요구했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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