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편지 346] 무단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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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편지 346] 무단점거?
  • 한상도 기자
  • 승인 2015.07.0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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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도(농부 작가)

▲ ⓒ 데일리중앙
지난해, 좋은 게 좋다고 그냥 참고 넘겼더니 제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였던 것일까요? 올해도 이 녀석이 저희 우편함을 점거했습니다.

마치 제 것인양 그 안에 집을 짓고 버젓히 알까지 네 알 낳았습니다. 그리고는 온종일 알을 품고 들어앉아 있습니다. 제가 다가가도 눈만 멀뚱거릴 뿐 미안해하는 기색은 조금도 없습니다.

불법점거도 모자라 무단사용에 재산손괴까지, 그리고도 미안해하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니 이 녀석을 정말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태화산의 기본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검찰에 고발하고 강제로라도 내쫓아야겠지만 알까지 낳은 녀석을 그렇게 할 수도 없으니 올해도 그냥 눈 딱 감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네요. 녀석의 얼굴을 무단으로 찍어 이렇게 공개까지 했으니 저 또한 녀석의 초상권을 침해가 결과가 되었네요.

그렇다면 이코르 쌤쌤이니 복잡한 법률관계는 다 때려치고 저 안에서 벌어지는 생명의 신비나  조용히 지켜봐야겠습니다.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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