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중소상인과 상생하랬더니 살생으로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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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중소상인과 상생하랬더니 살생으로 역주행?"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5.07.03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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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몰 입점 상인들, 무역협회 임대 '갑질' 고발... 우원식 "국감사서 뜨거운 맛 보여줄 것"

▲ 코엑스몰 입장 상인들과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는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역협회의 임대 갑질을 맹렬히 성토하고 공정위와 산업부에게 즉각 실태조사와 감사를 실시하고 시정조치를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대한민국 무역의 상징인 한국무역협회의 코엑스몰에 관한 불공정한 임대차계약 체결과 과도한 임대료 '갑질'로 입점 상인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산업부와 공정위는 5조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1조원의 정부기금 및 사업비 보조를 받아온 무역협회의 임대 '갑질'에 대한 빠른 실태 조사와  시정조치가 절실해 보인다.

코엑스몰 입장 상인들은 3일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와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역협회의 갑질을 고발했다.

이들은 무역협회를 비영리법인 탈을 쓴 갑질 대기업이라며 강도 높게 성토했다.

무역협회는 현재 ▷3조4936억원(공시지가 기준/ 5만379평) 상당의 토지 ▷1조382억원(취득가 기준) 상당의 건물(코엑스 포함 총 12개 동) ▷기타 유가증권 등 모두 5조원 이상의 재산을 소유한 대기업에 버금가는 부유한 비영리법인이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이런 무역협회가 코엑스몰 입점 중소상인들을 상대로 불공정한 임대차계약을 맺고 과도한 임대료를 챙겨 '갑질'을 일삼아 왔다고 고발했다.

무역협회는 자신이 소유한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와 코엑스몰을 관리하기 위해 코엑스몰㈜와 ㈜코엑스를 설립했다.

임대료는 물론 관리비까지 모두 무역협회가 직접 챙기면서도 임대인으로서의 의무를 면하기 위해 관리회사에 불과한 코엑스몰㈜을 임대인으로 내세워 입점 상인들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임대료 산정 방식도 논란이다.

무역협회는 매출액에 일정비율을 곱해 산정한 임대료를 입점 상인들로부터 지급받으면서도 최소보장임대료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최소보장임대료는 입정 상인의 매출이 기준 매출액 이하인 경우 매출액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임대료로 내는 방식이다.

입점 상인들은 "무역협회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임대차계약서 상의 최소임대료 약정과 사정변경에 따른 임대료 조정 요청 권한은 오직 임대인(코엑스, 즉 무역협회)에게만 있다는 불리한 계약내용 때문에 매장에 따라 대달 수백만원에서 최대 수억원의 임대로를 빚을 내 무역협회에 지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민간 건물주들이 메르스 사태로 매출이 급감된 입점 상인들과 고통을 함께하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거나 깎아주는 현실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코엑스몰 상인연합회 김명락 회장은 "불공정한 계약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무역협회는 입점 상인들과 전혀 상생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원식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장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계약 내용이 아주 천박하다. 상생하라고 했더니 고작 한다는 게 영세상인들 등치고 불공정한 노예 계약을 맺는 것이냐"고 무역협회를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우 위원장은 "얼마 안 있으면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국정감사에 무역협회장을 반드시 불러내어 코엑스몰 입점 상인들을 노예나 하인으로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무역협회에게 국회가 할 수 있는 가장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공정위와 산업부에게 즉각 실태조사와 감사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그런 다음 확인된 부당한 문제에 대해 적절한 시정조치를 촉구했다.

한편 무역협회는 입점 상인들이 계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법치주의 국가에서 계약을 위반하거나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은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역협회는 조만간 공식 입장을 담은 보도 해명자료를 낼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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